[시사위크=김민성 기자] 목조문화재를 지켜 온 ‘흰개미 탐지견’ 보배, 보람이 은퇴했다.

문화재청은 18일 경복궁 집경당에서 문화재지킴이 협약기관인 에스원과 함께 목조문화재 생물피해 조사에 참여해 왔던 흰개미 탐지견 보배, 보람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흰개미 탐지견은 지난 2007년부터 문화재청과의 문화재지킴이 협약을 통해 전국의 목조문화재 흰개미 피해조사 현장에 참여해왔다. 이번에 은퇴하는 보람은 2007년부터 약 10년간, 보배는 2010년부터 약 6년간 흰개미 탐지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패니얼(English Springer Spaniel) 종인 2마리 모두 현재 12살로, 고령으로 인해 은퇴하게 됐다. 은퇴 후에는 자원봉사자 가정에 위탁돼 노후를 보내게 된다.

이날 은퇴식에서는 그간의 흰개미 탐지활동에 대한 경과보고와 함께 은퇴 기념메달과 명예 문화재지킴이 위촉장이 흰개미 탐지견에게 수여됐다. 그리고 은퇴하는 보배, 보람을 이어 새로 참여하는 흰개미 탐지견의 탐지 시연도 열렸다.

흰개미 탐지견은 발달된 후각을 이용해 흰개미의 흔적과 서식지 등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어, 전문가의 육안검사, 검측장비 등을 활용한 피해조사보다 건물별 조사시간이 약 10배 정도 단축된다. 줄어든 조사시간은 조사대상 확대로 이어져, 기후 변화에 따른 흰개미 피해 확산에 조기 대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흰개미 탐지견은 주요 목조문화재와 긴급 조사대상 목조문화재 조사에 참여해왔다. 또 2011년부터 5개년으로 진행된 전국의 주요 목조문화재 대상 ‘목조문화재 흰개미 피해 전수조사’에 투입돼 권역별로 연간 약 70건, 총 321건의 중요 목조문화재(국보 24건, 보물 135건, 중요민속문화재 162건)에 대해 흰개미 탐지활동을 수행했다.

한편, 올해부터는 흰개미 탐지견 후원사가 삼성생명(2007~15년)에서 에스원으로 변경되면서 이번에 은퇴하는 흰개미 탐지견 2마리를 대신할 탐지견 3마리가 투입된다. 아울러 기존에 5년 단위로 추진하던 전국 목조문화재 전수조사를 3년 단위로 단축하고, 문화재 350여 건(건물 2000동 이상)에 대한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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