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이 오픈 초기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두산그룹의 첫 면세점인 ‘두타면세점’의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 VIP 고객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이벤트’를 벌이다 반발에 부닥치는 등 잡음이 일어서다. 두타면세점은 행사 3일 만에 ‘이벤트’를 종료했지만, 오픈 초기부터 진땀을 흘려야 했다.

두산은 지난 20일 동대문 두산타워에 ‘두타면세점’을 프리오픈했다. 두산타워 9개 층을 사용하는 두타면세점은 총 면적 1만6825㎡(약 5090평) 규모로, 이번 프리오픈 때는 우선 7개 층, 500여개 브랜드 매장만 문을 열었다.

두산은 국내 최초 ‘심야영업 면세점’이란 차별성을 내세워 야심찬 출정식을 가졌다. 하지만 ‘시장 진입’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경쟁사 VIP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다 “상도에 어긋난 행위”라는 비난을 받았다.

두타면세점은 오픈과 함께 대대적인 VIP 이벤트를 벌였다. 타사 면세점의 VIP 등급 회원이 방문하면 동급의 회원카드(다아이몬드/핑크 다이아몬드)를 발급해주고 각종 혜택을 주는 행사였다. 최대 20만원의 선불카드와 고급 호텔 식사권, 발레파킹권, 구매금액권 할인권 등 파격 혜택이 주어졌다. 

◇ 경쟁사 'VIP 유치 마케팅’ 잡음

두타면세점은 면세점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사업자다. 구매력이 높은 VIP 고객 데이터는 없는 상태다. 그래서 회원카드 등급 매칭과 파격 이벤트를 통해 ‘VIP 유치 마케팅’을 벌인 것이다.

이 같은 마케팅에 대한 업계 반응은 곱지 못하다. 경쟁사들은 “과도한 고객 뺏기 전략”이라며 비난을 쏟아냈고, 유통업계도 “출혈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마케팅 실효성 면에서도 의문부호가 달렸다. 판촉비 부담을 감수할 만큼 매출 효과가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일까. 두타면세점은 행사 3일 만에 ‘사은품 이벤트 조기 종료’ 소식을 알렸다. 사은품이 조기 소진된 게 이유라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선 판촉비 부담 증가와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 지난 20일 오전 프리오픈한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에서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업계에선 ‘사업 초짜’인 두타면세점이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대문 상권의 특성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경험이 풍부한 기존 사업자들의 공세가 거센 데다 가장 중요한 명품 브랜드 유치도 난항을 겪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이른바 ‘빅3 명품’을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프라다, MCM 등도 유치하지 못했다. 두타면세점은 한류스타인 송중기를 내세워 초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주요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못한다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들의 경쟁은 시작됐다. 지난해 사업 특허권을 따낸 신규면세점 4곳이 모두 문을 열면서 총 10곳의 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여기에 정부가 추가 면세점  허용 계획까지 밝혀 향후 사업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사업 초짜인 두타면세점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