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오른팔’로 통하는 김학용 의원이 ‘미래혁신포럼’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선 해당 포럼이 김무성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을 위한 싱크탱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사실상 정치 활동 재개를 알렸다. 그는 2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42주기 열반대재에서 추모사를 통해 “마음을 비우고 총선을 치렀는데도 패배했다”고 토로하며 ‘일심상청정 처처연화개(一心常淸淨 處處蓮華開)’를 강조했다. 이는 상월원각대조사의 법어로, 한 마음으로 늘 깨끗이 하면 곳곳마다 연꽃이 핀다는 의미다. 김무성 전 대표는 “저부터 마음에 쌓인 먼지를 조금이나마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껄끄러웠던 관계를 털어놓은 지 이틀 만이다.

◇ 대권 도전 위한 전초기지 ‘미래혁신포럼’ 설립

김무성 전 대표의 주변에서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측근들을 중심으로 연구단체 ‘미래혁신포럼’ 설립이 추진 중이다. 포럼의 대표는 김무성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는 김학용 의원이다. 책임연구위원은 김종석 의원이 맡는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가 당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던 인물이다. 여기에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이군현·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영우·김종석·박성중 의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새로 만들어지는 포럼이 김무성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을 위한 싱크탱크 또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실제 포럼은 주요 과제로 저출산·고령화 해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성장,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으로 선정했다. 공식적인 싱크탱크가 없는 김무성 전 대표로선 포럼의 설립과 과제가 반가운 소식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포럼의 준회원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럼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김학용 의원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혁신 과제를 보완하기 위한 설립일 뿐 김무성 전 대표와 사전에 논의된 바 없다는 것. 그러나 김학용 의원의 행보가 김무성 전 대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뒷말은 여전하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김무성 전 대표와 같은 당 소속 서울지역 재선 이상 의원들의 만찬을 주선한 사람이 바로 김학용 의원이다. 이날 이종구·박인숙·정양석 의원 등이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났다.

▲ 김무성 전 대표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김성태 의원은 ‘속병’과 ‘벙어리 냉가슴’을 거론하며 대표 시절 겪었던 김무성 전 대표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뉴시스>
김성태 의원은 대변인을 자처한 모습이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나타난 데 대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위해 총대를 멨지만, 돌아온 것은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면서 “(김무성 전 대표로선) 마음의 상처를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리어 김성태 의원은 ‘속병’과 ‘벙어리 냉가슴’을 거론하며 김무성 전 대표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앞서 김성태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둔 김무성 전 대표의 각오에 대해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있다”고 전하며 “다양성을 확보한 대선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맷집도 불리고, 진흙탕 정치 속에서 단련시켜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지 본인의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무성 전 대표는 전문가 그룹을 영입한 뒤 오는 7월 대선캠프를 차린다.

◇ 국회부의장, 당권 도전 시사한 이군현·강석호

김무성 전 대표의 대권 플랜을 위한 측근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대표 시절 각각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을 맡으며 측근으로 분류됐던 이군현·강석호 의원이 원내·당내 요직을 노리고 있다. 두 사람이 각각 국회부의장과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 이군현 의원은 당내 의원들과 접촉을 늘려가며 표심 관리에 나섰고, 강석호 의원은 당 대표가 되지 못하더라도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는 후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의원실은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깝다. 의원회관 7층 706호를 사용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의 양측으로 이군현 의원이 704호, 강석호 의원이 707호를 배정받았다. 통상 이웃 의원실 간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두 사람의 역할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김무성계’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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