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리얼미터)에서 연일 지지율 하락을 기록하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지지율이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6월 1주차)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4.2%p 하락한 11.9%로 집계됐다. 이는 3월 5주차 이후 9주 만에 처음으로 10% 초반으로 떨어진 수치다.

여기에는 ‘반풍’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주자 후보로 포함되면서 안철수 대표가 직격탄을 맞게 된 것. 특히 그간 안 대표가 강세를 보였던 중도층·무당층의 지지세가 반 총장 쪽으로 돌아서면서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의 19.2%는 반 총장을, 15.9%는 안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당층의 24.9%는 반 총장을, 9.1%는 안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은 총선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왔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한 달 동안의 지지도 추이를 살펴보면 안 대표의 지지층이 미미하지만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안철수 대표의 4월4주차~6월1주차 지지율 추이. <데이터=리얼미터>

물론 여론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선주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같은 당 이태규 의원도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중도영역의 대표자가 될 수 있느냐가 과제”라며 “이 부분을 본인의 것으로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유동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의 발등에는 일단 불이 떨어졌다. 특히 ‘세비 반납’ 등의 특권 내려놓기 행보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안 대표의 고정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안철수 대표는 강연과 토론으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 전국여교수연합회 세미나 참석에 이어 ‘한국경제 해법 찾기와 공정성장론’을 주제로 한 강연을 했던 안 대표는 다음주중 충북·전북을 방문해 강연과 토론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안 대표는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까지 전국적인 강연정치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층의 의제로 여겨져 왔던 안보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창당 초기부터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외쳐온 바 있다. 안 대표는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군 관사를 방문해 군인들의 처우 및 복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이는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할 예정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상급 지휘부대를 방문하는 것보다는 군인들이 실제 근무하는 현장을 방문해 처우를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안철수 대표가 민생과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면서 향후 그의 지지율이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에게 자꾸 ‘행보를 보이라’고 하는데 기사 한 번 더 나오는 게 뭐가 중요하냐”며 “지금 나의 관심은 ‘서민의 아픔’이다. 정치인들은 말을 너무 많이 하는데 나는 듣겠다”고 답한 바 있다. 연이은 ‘민심 행보’의 배경엔 안 대표의 이런 생각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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