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위생 불량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아리따움 '볼륨업 오일틴트(왼쪽)'와 '모노아이즈'.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연이은 제품 위생 불량으로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하우스’ ‘아리따움’ 등 유명 뷰티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달 아리따움 틴트 미생물 검출 건에 이어 아이섀도우 곰팡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 틴트엔 ‘미생물’, 섀도우엔 ‘곰팡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7일 아리따움 ‘볼륨업 오일틴트’ 2호와 5호에 미생물이 다량 검출됐다며 자진 회수조치를 내렸다. 문제가 된 제품 전 라인의 생산 중단을 단행하기도 했다.

문제의 제품은 지난 1월 출시됐다. 소비자들은 5개월가량 미생물을 입술에 발라온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해당 미생물의 정확한 성분과 발생 경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수 과정에서 혼선을 빚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볼륨업 오일틴트’는 1호부터 5호까지 총 5종으로 구성된 제품인데 일부 매장에서는 미생물이 검출된 2호와 5호만 교환‧환불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전 제품에 대한 일괄 조치를 명령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아리따움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문은 10일 현재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다. 공문에는 ‘일부 제품’ ‘오일 틴트 2호‧5호’라고 적혀 있다. 두 제품만 회수하겠다는 오해를 살만 하다.

일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문제의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위생 문제는 지난 8일 아이섀도우 곰팡이 논란으로 더욱 확산됐다. 지난 8일 아모레 하청업체 전 생산직 직원 A씨는 한 언론매체를 통해 멸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아이섀도우가 그대로 납품됐다는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아리따움 ‘모노아이즈’, 에뛰드 ‘룩앳마이아이즈’, 이니스프리 ‘미네랄 섀도우’ 등의 처리 결과에 ‘멸균 전 출고됨. 클레임 예상’이라고 적혀있다. 위생 공정을 마치지 않은 제품이 출시됐을 가능성이 있어 불안을 호소하는 소비자 반응이 SNS에 줄을 이었다.

◇ 판매중단‧제품회수로 ‘불명예’

아모레퍼시픽의 위생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년간 국내 화장품 업체 중 위생 관련 행정처분을 가장 많이 받았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모레퍼시픽 제품 유해정보는 행정처분 1건, 회수‧판매중지 4건 등 총 5건이다. 이 중 ‘헤라 리치 아이즈 롱래쉬 워터프루프 마스카라’의 경우 프탈레이트류 기준치를 3배나 초과해 판매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프탈레이트류는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주기 위한 가소제로 장난감, 바닥재 등에 사용된다. 내분비계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해 봐도 아모레퍼시픽의 행정처분 건수는 많은 편이다. 애경ㆍ에이블씨엔씨ㆍ네이처리퍼블릭 등 타 업체의 위해정보 건수가 ‘0’인 것과 비교된다.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은 지난 8일부터 더페이스샵 네일 6개 제품에 대해 자진 회수를 진행 중이나 식약처 유해정보에는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한 소비자는 “평소 할인 행사 문자는 자주 보내면서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는 홈페이지에만 공지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겼으면 적극적으로 알리고, 제조 공정상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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