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 3월 취임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엔 연료 종류별로 보험료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을 내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LPG 차량 보험료 11% 인상 

KB손보는 이달 15일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보험료를 11% 인상키로 결정했다. 반면 휘발유·경유·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보험료를 1%씩 인하할 예정이다. 차량 연료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한 것은 업계 첫 시도다. 

KB손보는 LPG 차량의 높은 ‘손해율’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휘발유보다 LPG 차량 보험의 손해율이 11% 정도 높은 실정”이라며 “전체적인 손해율의 형평성을 고려해 LPG 보험료는 높이고, 다른 연료 차량의 보험료는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료별로 차등화한 것이라 전체 보험료 수입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일컫는다.

실제로 LPG 차량은 다른 연료 차량보다 손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지난해 말 기준)을 유종과 엔진방식별로 선별해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유와 LPG 차량은 휘발유 차량(79.2%)보다 2.7~4.3%p, 하이브리드 차량은 13.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B손보 관계자는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운행거리와 시간이 많아 사고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장애인 등 취약계층  부담 가중 우려도

이번 가격 정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LPG 차량은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차량이다. 이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KB손보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KB손보 관계자는 “전체 LPG 차량 가운데 취약계약 차량의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기본적으로 보험료 조정은 손해율의 원리 안에서 움직인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회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손해율을 조정하는데 보험사들이 사력을 다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KB손보는 양종희 대표 체제를 맞이하면서 ‘손해율 잡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다. 기본보험료를 인상하는 등 요율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고객 특성에 맞춰 보험료 세분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조8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양 대표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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