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메트로 감사를 지낸 지용호 씨를 포함해 조중래·김종원·이숙현·오윤식 비상임이사가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 사고가 정치권의 책임공방으로 번졌다. 사고의 책임이 있는 서울메트로에서 감사를 지낸 지용호 씨가 계기가 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3일 당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서울메트로에서 벌어진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반발했다. “한마디로 허황된 주장”이라는 것. 여야 공방의 중심에 선 지씨는 구의역 사고 직후 감사직에서 사퇴했다.

지씨는 더민주의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같은 경희대 동문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의 회장과 선대위 서울시민캠프 상임대표를 지냈다. 2014년 11월 임기 3년의 서울메트로 감사가 됐다. 이와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라면서 “어떤 경위로 서울메트로의 감사에 임용된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 지용호, 문재인 최측근?… 조중래·김종원·이숙현·오윤식 ‘도마 위’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불쾌감을 표시했다. 시민캠프의 경우 대선 당시 자발적 지지 의사를 밝힌 인사들의 모임으로 대표단만 44명, 실무단은 2000명에 이르는 만큼 “새누리당의 주장대로라면 문재인 전 대표의 최측근은 수 천 명”이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더민주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정치공세로 판단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씨 외에도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가 4명에 달한다. 바로 조중래·김종원·이숙현·오윤식 비상임이사다. 비상임이사 7명 가운데 서울시 공무원 2명(교통기획관, 재정기획관)과 송재윤 이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비상임이사 전원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특히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깝다. 조중래 이사는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내던 시절 함께 활동했다. 김종원·오윤식 이사는 서울시장 선거캠프에 참여해 각각 조직기획위원장과 선거법 자문변호사로 박원순 시장의 당선을 도왔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의 낙하산 채용 관행인 ‘메피아(메트로+관피아)’에 대해 ‘몰랐다’고 답변했다. <뉴시스>
그러나 대선 캠프에선 길이 갈렸다. 명지대 공과대학 교수인 조중래 이사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대선캠프 정책자문 역할을 했다. 작고한 조영래 인권변호사가 그의 형이다. 이숙현 이사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기자 출신인 그는 안랩(안철수연구소)에서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을 지낸 바 있다.

낙하산 논란이 일자 박원순 시장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의 낙하산 채용 관행에 대해선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에 새누리당에선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습이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는 물론 일자리·청년소통특위에서도 면밀히 조사한 뒤 국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오신환 원내부대표는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인사들에게 밀려난 이들이 다시 하청업체 임직원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바로 메피아 문제의 핵심”이라면서 “은성PSD는 정원의 72%인 90명을 메트로의 퇴직 임직원들로 채웠고, 이들에게 평균 422만원의 월급을 챙겨주는 사이 현장에 투입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은 144만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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