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업계가 VR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전면에 내세우기엔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VR(가상현실) 산업이 게임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은 중소 개발사들 사이에서만 관측된다. 아직 VR관련 게임이 인기를 끌만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고 콘텐츠도 한정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이후 출시를 목표로 VR 게임을 개발 중인 업체는 대부분 중소회사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한빛소프트다. 한빛소프트는 댄스 게임 ‘오디션’, RPG ‘헬게이트’의 VR 버전과 요리를 테마로 한 ‘프로젝트 K: 쿠킹 오디션’ 등을 VR 게임으로 준비 중이다.

그 외 ▲조이시티는 모바일게임 ‘건쉽배틀’의 VR버전 ▲드래곤플라이는 FPS 게임인 ‘스페셜포스’와 또봇 캐릭터를 활용한 레이싱 VR게임 ▲엠게임은 우주 함대 전투를 주제로 한 ‘갤럭시 커맨더’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의 VR 버전 ▲유비소프트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인 독수리를 소재로 한 '이글 플라이트 VR'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위권의 게임사 중 VR 게임을 개발 중인 곳은 없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VR 관련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지만, 여타 업체들처럼 연구 단계에 머물며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VR 기술 수준이 아직 시작 단계라서 당장 게임 산업과의 시너지를 내기엔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VR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선 VR 장치기기를 머리에 장착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VR 장치기기가 400g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는 점이다. 아주 잠깐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은 가능해도 장시간 게임을 즐기기엔 무리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VR기기로는 불편하다”며 “선글라스 수준으로 경량화 돼야 한 시간 이상 착용하고 게임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게임 플랫폼 특성과 맞물려 또 다른 분석을 낳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재작년 모바일 게임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점유율 29.2%를 기록했다. 1위는 온라인 게임으로 55.6%를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다. 전년 23.9%에서 5.3% 증가한 점유율을 보인 것. 반면 온라인 게임은 같은 기간 0.5%, PC방 게임은 4.8% 줄었다.

언제 어느 곳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모바일 게임의 성장 동력으로 풀이된다. 반면 VR 게임은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 게임을 플레이할 동안엔 외부와 단절돼 지하철·버스 등에서 즐기기 힘들다.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는 현실에서 VR게임 시장이 당장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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