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그간 야당의 ‘아킬레스건’이던 안보 이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군을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 ‘야당은 안보에 약하다’는 정치권의 오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안보 불안 이미지를 떨쳐내야 한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야당의 안보 경쟁에 먼저 시동을 건 것은 국민의당이다. 지난달 12일, 총선 후 여야 3당 중 처음으로 전방 부대를 찾아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후부터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안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야당의 안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회 대표는 지난 1일 해병 2사단을 방문한 데 이어 8일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이순진 합참의장을 만났다. 이에 앞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앞으로 더민주는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밝히는 등 안보를 중시하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23일 평택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안보 정치를 재개했다.

이같은 야당의 ‘태세전환’은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연설자로 나선 김종인 대표는 “우리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우리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튼튼한 안보는 필수적”이라며 안보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는 별도로 남북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가능성도 함께 모색해야”한다며 ‘남북 국회회담’과 ‘대미·대중외교’를 해결책으로 거론했다. 안 대표도 대화와 협력을 주문했다. 안 대표는 “적극적인 경제교류·민간교류·문화교류를 통해 (남북간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간 ‘안보는 보수’라 외쳐왔던 국민의당의 기조와는 약간 달라진 부분이다.

이같은 야당의 안보 행보에서 드러나는 한계도 지적된다. 안보 문제를 다룰 국방위에 포진된 국회의원의 대부분이 초선인 데다 그중에서도 국방위를 1지망으로 희망했던 의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신청 과정에서 국방위 신청률은 가장 저조한 축에 속했다. 때문에 군부대를 찾는 등 야당의 ‘안보 행보’가 국민의 눈에 띄기 위한 이벤트성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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