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오름 여행/김다니엘 저/북카라반/312쪽/1만5000원/2016년 5월 6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금은 ‘제주 전성시대’다. 수많은 관광객은 물론 한달 살이나 이주를 위해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제주 열풍’은 어느덧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그 열기는 갈수록 더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사람들이 제주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 산, 숲, 올레길, 돌담, 맛집과 멋집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 중 어느 하나를 꼽을 순 없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제주만의 매력이 완성되고 가슴 벅찬 감동과 위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제주의 매력에서 마치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오름이다. 제주 곳곳에 퍼져있는 야트막한 언덕인 오름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제주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름은 멀리서 바라볼 때와 오름에 올랐을 때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완만한 곡선이 전해주는 평온함과 제주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감동을 모두 지니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제주 여행의 방점으로 오름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오름은 제주 곳곳에 많은 수가 자리 잡고 있고, 올라가는데 그리 많은 힘이 들지도 않는다. 요샛말로 가성비가 좋다.

하지만 막상 오름에 대한 정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확히는 일부 ‘인기 오름’에 편중돼있다. 제주 여행을 다룬 여러 책에는 대부분 같은 오름이 등장한다. 인터넷에서도 몇몇 유명한 오름에 대한 정보는 숱하게 많지만, 그렇지 않은 오름은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다. 제주에 산재한 오름은 300개를 훌쩍 넘지만, 유명한 오름은 열손가락이면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보니 특정 오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유명한 오름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명불허전’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오름 중엔 탐방로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사유지인 탓에 출입이 불가능하거나 야생동물로 인해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나 유명하진 않지만 보석 같은 오름 또한 적지 않다. 이런 곳은 특히 ‘나만의 오름’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명한 오름에 비해 불편하거나 풍경은 덜할지 몰라도, 나만의 특별한 오름이라는 감동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제주 오름 여행>은 오름 보물찾기 책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에서부터 생소한 이름의 오름에 이르기까지 35개의 오름을 소개한다. 풍경과 난이도, 소요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오름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함께 담았다. 특히 오름은 제주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인데,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접하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무리한 모험까진 아니더라도, 나만의 오름을 찾기에 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주의 속살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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