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가 자살한 사건은 올해들어 벌써 3번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이제 무겁다. 내려놓아도 될까…”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노동자의 휴대폰 메신저에는 이 같은 글귀가 남겨져 있었다. 생전 마지막 메시지였다. 이 남성은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5월 11일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하청업체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해 왔던 그는 회사에서 직무재배치 통보를 받고 사직서를 낸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4월엔 40대 하청노동자가 목을 맸다. 고인은 삼성중공업 작업장 내 컨테이너 선박 작업장에서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26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거제소방서 등에 따르면 A씨(36)는 지난 26일 오후 8시30분경 거제시 장평동에 소재 한 원룸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 물량팀장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확한 자살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임금삭감에 대한 생활고와 가정문제 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비단 삼성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조선업계 전반에 드리운 검은 먹구름이 애먼 하청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11일 숨진 하청 노동자의 자살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가져온 사회적 타살”이라며 “조선업계의 경영상태가 악화된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인건비 절감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선업계는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일감이 뚝 끊기면서 구조조정 및 임금삭감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결국 대규모 실직과 연쇄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에만 1만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3사 중에 올해 유일하게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측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언론을 통해 “임금 문제는 전혀 없었고, 개인신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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