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 18:43 (목)
[김순례 의원 인터뷰] “내 아들이 극복했듯, 자폐도 암처럼 극복 가능”
[김순례 의원 인터뷰] “내 아들이 극복했듯, 자폐도 암처럼 극복 가능”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6.06.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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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은 ‘현장 정치’를 강조하며 “아동·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은 부지런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책토론회부터 준비했다. 첫 시작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토론회였다. “사후개입보다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어 소비자 피해구제, 범죄피해자 지원, 성희롱 2차 피해방지 관련 주제로 잇따라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른바 ‘징검다리 정책토론회’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입법 전략을 모색한다는 게 김순례 의원의 구상이다.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예고한 것과 달리 정치적인 욕심은 없다. 김순례 의원의 고민은 “지금 주어진 4년을 어떻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것인가”다. 특히 “아동·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약사인 그는 1979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에서 약국을 연 이래 15대~16대 성남시약사회 회장, 성남시의원, 대한약사회 부회장, 여약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도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자연스런 흐름이었다”고 회고했다.

청계천 개발에 따라 사실상 강제 이주된 성남시민들의 설움 속에서 서민의 아픔을 마주했고, 성남시의 성장 과정에서 같이 발전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접했다. 그래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게 김순례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서는 절실히 필요한데, 상위법이 없어서 못하는 일들이 많았다”면서 “저에게 주어진 4년을 알차게 꽉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정치’를 강조하는 김순례 의원을 지난 27일 국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순례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되기까지 15대~16대 성남시약사회 회장, 성남시의원, 대한약사회 부회장, 여약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에 대한 욕심보다 “지금 주어진 4년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 20대 선거가 끝난 이후 성남에서 37년간 운영해온 약국을 접었다.
“아쉬운 마음을 표현해주신 지역민들이 많았다. 지금이야 성남에 약국이 많이 들어섰지만, 제가 성남에 처음 뿌리를 내렸던 79년도에는 약국이 없었다. 금광동 내에선 제가 문을 연 약국이 유일무이했을 정도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보건의 틀이 아주 취약해서 1차 진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가고자 하는 병원이 인근에 없기도 했지만 병원비가 너무 비쌌기 때문에 서민들의 입장으로선 약국 의존도가 높았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약국을 열어야 했다. 중노동과 다름없었다. 제 인생을 바치다시피 지역민들과 함께 해왔던 시간이 37년이다. 그 과정에서 의약분업과 공적보험으로 병원 문턱이 낮아지고 약국도 많이 늘었다. 성남의 발전과 함께 사실은 저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 그만큼 약국 폐업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애석하게도 폐업 당시에 여유가 없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김지하 시인의 글을 SNS로 공유했다가 언론과 시민단체들로부터 형벌과 다름없는 매도를 당하면서 서둘러서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되자 미상의 단체들이 약국 앞으로 몰려와 낙선운동을 하더라. 힘들었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그간의 사정과 제 마음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응원해주는 메시지가 많이 들어왔다. 비록 매 맞고 아팠지만 위로를 많이 받았다. 한편으론 제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주는 지인들과 지역민들이 있다는 것에 기쁘기도 했다.”

- 오해라고 할지라도 SNS로 공유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글과 같은 의견이라 해석될 만하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36차 전국여약사대회를 사흘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대회를 포기하고 30여명의 여약사 임원들과 함께 팽목항을 달려갔던 사람이 바로 저다. 진도체육관에서 무료투약 약국을 설치하고 137일간 약국을 지켰다. 쪽잠을 자면서 전국 1500여명의 여약사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다. 현장에서 울부짖는 세월호 가족의 아픔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한창 자라나는 미래의 꿈나무들이 죽어갔는데, 그 죽음 앞에서 공분하지 않고 비통하지 않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저도 해당 글에 대해선 반대 입장이다.”

▲ 김순례 의원은 국회 입성에 앞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막말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데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현실을 지인들에게 알렸을 뿐 공감을 표시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세월호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팽목항으로 달려가 137일 동안 무료투약 약국을 지켰다.

- 그런데 문제의 글을 왜 SNS로 공유했는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데 주목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그 글에 화가 나고 슬펐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판단했다. 그 현실을 저와 소통하는 사람들에게 알린 것이지 그 글을 동의하거나 공감해서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제도와 민주주의라는 기틀 속에서 갖고 있는 작은 불안전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저는 민주주의가 다수의 독재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누가 만들었는가. 사람이 만들었다. 그러나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만든 제도와 사상이 모두 옳다고만 볼 순 없다. 100명 중 99명이 A라는 의견을 가졌어도 그 의견이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또 1명이 주장한 B라는 의견이 완벽한 오류도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요소다.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내용이라도 직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제 의도가 잘못 비춰지면서 그동안 정말 답답했다. SNS로 인해 제 인생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갖게 됐다.”

- 보건의료 분야 중에서도 아동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들었다.
“아이들은 우리 미래의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아동의 현실은 어떤가. 폭력과 학대로 멍들었다. 발전의 기준이 경제 측면으로 기울다보니 생명윤리에 대한 의식이 없어진 탓이다. 그래서 아이가 ‘내거야’라고 말하는 물질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경제활동을 해왔던 엄마들로선 아이가 짜증의 존재가 돼버렸고,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위축됐다. 바르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없는 셈이다. 이는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들 중에 정신발달장애가 68명중 1명으로 나오고 있다.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보호 기본계획 안에 따른 작년도 실사결과를 봐도 33명당 1명이 자폐 아동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폐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1차부터 7차까지 영유아 검진을 받고 있다. 문제는 요식행위에 불과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체검사 등 단순 항목 위주라 엄마들도 갈수록 검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결국 검진을 받지 않는다.

▲ 김순례 의원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와 응용행동분석(ABA) 행동기반연구를 근거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이 3세 미만 조기발견 시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만약에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동이라면, 이를 3세 미만일 때 지적발달 장애를 발견한다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응용행동분석(ABA) 행동기반연구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을 2년간 응용행동분석에 따라 교육한 후 89%의 아동들에게서 현격한 변화가 관찰됐다. 특히 47%의 아동들은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취학아동이 또래들과 함께 대중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중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자폐는 3세 미만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할 제도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 자폐 아동을 둔 부모에게는 희소식이다.
“자폐는 불치병이 아니다. 지금 암을 70~80% 완치할 수 있을 만큼 정부에서 적극 관리하고 있지 않는가. 자폐도 암처럼 극복이 가능하다. 제 아들도 극복했다. 자폐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은데 우리 아이의 경우 놀이 하나, 장난감 하나에 집착했다. 저희 집이 대가족이다보니 사회성으로는 부족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유치원에 들어갈 때였다. 할머니와 엄마에게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또래 아이들과 놀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소아정신과 유명하신 분들을 찾아다녔다. 이후 자폐 증후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동원했다.

보통 엄마들은 아이를 낳았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하는데, 저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과연 아이가 할머니와 엄마 손을 놓고 또래들과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등교한지 열흘 째 되는 날, 아이가 제게 집에 가도 된다는 사인을 주더라. 그때까진 제가 항상 교실 문을 조금 열어두고 아이를 지켜봤어야 했다. 아이가 자꾸 뒤돌아보면서 엄마가 곁에 있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 근황이 궁금한데.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미국 유학을 다녀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다. 학교 재학 중에 연애해서 결혼도 했다. 지금은 1남1녀를 둔 가장이다. 우리 아이는 학창시절 속셈학원이나 영어학원 등은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좋았고, 레고 조작이나 도구를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다. 그래서 아빠가 아이 손을 이끌고 집 근처의 컴퓨터학원을 갔다. 아이가 빨려들듯이 좋아하더라.

▲ 김순례 의원은 자폐를 극복한 자신의 아들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털어놨다. 그는 “자폐는 불치병이 아니다”면서 영유아 건강검진에 장애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전문의학적 진단 도입과 치료 및 재활서비스 자격이 통일된 전문적 기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한 학원만 다녔다. 성적은 형편없었지만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다. 물론 친구의 도움이 컸고, 형과 누나가 있었다는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우리 아이가 극복해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 포퓰리즘은 이제 먹는 것, 입는 것이 아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부분들에 대해 깊이 통찰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외 20대 국회에서 주력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1호 법안으로 ‘아동권리·복지진흥원’ 설립을 위해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노인, 여성, 청소년 등은 그 권리와 복지를 체계적으로 전담하는 기관들이 있는 반면 아동들의 권리와 복지를 전담하는 기관은 없다. 보건복지부가 아동학대 예방이나 아동복지 서비스를 민간기관에 위탁해서 처리해오고 있는 수준이다. 그 기관이 7개인데, 기관들 간 정보교류나 소통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동들을 위한 수요자 관점에서의 설계가 아니라 일을 하는 기관들, 공급자의 관점에서 진행돼왔던 것이다.

수요자인 아동의 관점에서 그 권리와 복지를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책임 있게 전담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때문에 기존의 흩어져있는 기관을 통합해 특별법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그게 바로 아동권리·복지진흥원이다. 현재 일부 집행부와 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쳐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 창립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국가미래전략포럼(알파포럼)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원유철 전 원내대표의 세력 규합용이 아니냐는 것이다.
“총선 과정에서 ‘알파팀’이라는 이름으로 지원 유세를 다녔던 것이 연구모임의 시작이었다. 총선 이후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신속히 올라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뜻을 모았다. 이미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은 4차 산업혁명을 꾀하고 있지 않는가. 세계 주류의 흐름이다. 이것은 다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진일보한 트랜드라고 생각한다. 뜻을 함께 한 연구모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세력화가 아닌 순수함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 김순례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 참패의 원인을 “권력은 국민들에게 빌린 것인데, 이를 망각하고 방심했다”고 진단한 뒤 “반성하고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구모임마저 다른 해석이 나올 만큼 당내 계파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포럼에 몸담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계파 활동으로 볼 순 없지 않는가. 물론 계파 갈등은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다. 권력은 국민들에게서 빌린 것이다. 국민들에게 빌린 권력은 오로지 주인인 국민들을 위해서만 써야 한다. 우리가 총선에서 왜 참패했는가. 국민들이 빌려준 권력인데, 이를 망각하고 방심한 탓 아닌가. 자만하고 오만했다. 반성하고 깊이 성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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