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가 오픈을 준비중인 '쉐이크 쉑'의 햄버거와 CJ가 인수를 주진 중인 '맥도날드' 햄버거.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햄버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PC는 미국 뉴욕의 명물 ‘쉐이크쉑 버거’ 국내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CJ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 ‘햄버거 끝판왕’ 품은 SPC… 이미지 개선은 덤

현재 서울 신논현역 5번 출구 인근에는 국내 햄버거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쉑이크 쉑’(Shake Shack) 매장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말 미국 본사로부터 국내 독점 사업권을 따낸 SPC는 ‘쉐이크 쉑 국내 1호점’이 들어설 장소로 강남대로를 점찍고 7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뉴욕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쉐이크 쉑은 ‘햄버거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해 10월 한 케이블 방송에 출현해 쉐이크 쉑을 언급하며 “먹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표현했다.

쉐이크 쉑은 ‘햄버거의 나라’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익히 알려졌다. 2001년 외식 사업가 대니 마이어(Danny Meyer)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 복구 기금 마련을 위해 시작한 쉐이크 쉑은, 서부의 ‘인 앤 아웃 버거’와 함께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양대 산맥으로 성장했다.

쉐이크 쉑의 국내 상륙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맛”이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 현재 쉑이크 쉑은 아랍에미레이트·사우디아라비아·터키·쿠웨이트·카타르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동을 제외하면 영국 런던과 러시아 모스크바 그리고 일본 도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희귀 브랜드’다.

SPC는 쉐이크 쉑 론칭이 다소 정체된 그룹의 성장 엔진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빵집’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세계인으로부터 맛을 검증받은 쉐이크 쉑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골목 곳곳에는 3300여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이 빼곡히 들어섰다. 그러나 정부가 대기업 빵집의 출점을 제한하는 조치를 3년 연장하면서 매장 확대는 어렵게 됐다. 이에 SPC는 출점제한에서 자유로운  쉐이크 쉑을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또 맛의 비결인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쇠고기 패티’와 ‘유기농 채소’ 등을 사용하면서 축적된 쉐이크 쉑의 건강한 이미지가 그룹 전반에 확산되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답답한 CJ, 맥도날드 인수전 출사표

CJ그룹도 햄버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CJ는 국내 맥도날드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은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사업을 기존 직영시스템에서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뤄졌다. 전국 4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국내 맥도날드의 매각가는 3000억~5000억원 선인 것으로 전해진다.

CJ가 햄버거 사업에 진출한 배경 역시 SPC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CJ의 주력 외식브랜드인 뚜레쥬르·빕스·투썸플레이스 등은 출점규제에 막혀 매장 확대가 힘든 상황이다.

출점제한이라는 장벽에 막혀 국내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외식기업들이 햄버거 사업을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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