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중화 <김종학프로덕션 제공>
[시사위크=홍숙흐 기자] 사이다라고 다 같은 사이다가 아니다. ‘옥중화’가 통속을 깨는 발칙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유달리 톡쏘는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다른 사극에는 없는 ‘옥중화’에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악에 맞서는 신개념 ‘재능기부’가 있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는 힘 있는 스토리와 스펙터클한 전개로 큰 화제를 모으며 17회 연속 동시간 1위의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극중 악녀 정난정(박주미 분)에 대적하는 ‘옥벤져스’ 옥녀(진세연 분)-윤태원(고수 분)-이지함(주진모 분)-전우치(이세창 분)의 활약은 무더위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옥벤져스’의 활약이 특별한 이유는 이들이 최악(最惡)을 차악(次惡)으로 단죄한다는 점이다. 권선징악, 선을 권하고 악을 징벌한다는 이 단어는 한국 고전소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주제 유형으로 문학 교과서에서 소개되는 단골손님이다. 보통의 사극 플롯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절대적으로 착한 주인공이 선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절대악인을 교화하거나 무찌르는 이야기. 그러나 ‘옥중화’는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는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희열을 선사한다.

‘옥중화’에서 악인에 대적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옥벤져스’는 결코 완전무결한 ‘선(善)의 결정체’가 아니다. 물론 그들의 의도 자체는 선하나 악을 징벌하기 위해 취하는 방식은 오히려 선보다 악에 가깝다. 그 예로 지난 16회, ‘옥벤져스’는 전옥서에 식량배급이 끊길 정도로 지독한 흉년 속에서도 호위호식하는 정난정에게 사기를 쳐 만냥을 탈취, 식량난을 타계한다. 즉 악의 무리를 교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악인의 뒤통수를 치는 발칙한 방법으로 선한 이들이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끌어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옥벤져스’는 이 같은 행위를 ‘재능기부’라고 칭하는데, 이 신개념 ‘재능기부’야말로 ‘옥중화’의 캐릭터들을 한층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여주인공 옥녀의 활약은 신선함 그 자체. 감옥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재소녀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만큼 옥녀는 기존의 사극 여주인공들과는 극명하게 다른 노선을 걷는다. 영악하리만치 똑똑한 두뇌를 바탕으로 전술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옥녀의 당돌함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안긴다.

이처럼 일반적인 사극과 전개와 캐릭터 면에서 극명한 차별성을 띈 ‘옥중화’인 만큼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 좀처럼 예측을 할 수 없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에 향후 ‘옥중화’가 또 어떤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사극의 살아있는 역사 이병훈-최완규 콤비의 2016년 사극 결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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