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차 모닝의 '경차 전쟁'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자동차 모닝의 ‘경차 전쟁’이 치열하다. 스파크의 기습에 속절없이 ‘경차 1위’자리를 내줬던 모닝이 6월엔 다시 1위 자리를 빼앗아왔다. 기아차가 올해 안에 신형 모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 모처럼 ‘경차 1위’ 탈환한 모닝

5648대와 6047대. 지난 6월 스파크와 모닝의 월간 판매 성적이다. 모닝이 스파크를 399대 앞섰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둘의 경쟁은 ‘경차 1위’ 타이틀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스파크와 모닝은 '왕좌'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지난해엔 줄곧 모닝이 1위를 차지했다. 신형 스파크가 하반기에 출시됐지만, 모닝의 벽을 넘진 못했다.

올해 상반기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2월 스파크가 모닝을 125대 차이로 앞지르더니, 5월까지 4개월 연속 승리를 챙겼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 격차도 꽤 컸다. 3월에는 1960대, 4월엔 1694대, 5월엔 3315대나 앞섰다.

역전의 원동력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있다. 쉐보레는 지난 3월부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스파크의 경우 현금 구입 시 100만원의 할인혜택을, 할부로 구입 시 50개월 1%  금리를 적용하는 혜택을 주었다. 여기에 모든 쉐보레 차종에 추가로 적용된 서비스를 더하면 할인혜택은 최대 170만원까지 늘어난다. 애초부터 가격이 저렴한 경차에 대대적인 혜택까지 더해지자 판매에 날개가 달렸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기아차는 곧장 맞불을 놨다. 지난 4월 100만원 할인, 저금리 할부 및 70만원 할인, 최신형 에어컨 등의 혜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쉐보레 스파크 못지않은 파격적 혜택이었다. 이후에도 스파크와 모닝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 스파크는 상반기 누적 판매량에서 모닝을 앞섰다. <시사위크>
◇ 하반기 변수는 ‘신형 모닝’

뜨겁게 달아올랐던 상반기 경차 전쟁의 승자는 스파크다. 상반기 누적판매 4만776대를 기록하며 3만5005대의 모닝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총 판매량은 모닝이 8만8455대로 5만8978대의 스파크를 가볍게 제쳤다. 스파크가 올 상반기 완벽한 역습에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모닝의 완패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스파크가 지난해 하반기 신형 모델을 출시한 반면, 모닝은 2세대 모델이 5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모닝이 스파크의 신차 효과에 맞서 나쁘지 않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볼 수도 있다.

스파크와 모닝의 경차 전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파크와 모닝은 각각 쉐보레와 기아차 전체 판매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 누적판매량을 살펴보면, 스파크는 쉐보레 전체 차량 중 압도적인 1위다. 스파크가 경차 시장에서 밀리면 쉐보레 전체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모닝 역시 기아차 상반기 판매 순위표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3, K5, K7 등은 물론 카니발보다도 많이 팔렸다. 경차 전쟁이 단순히 두 차량의 격돌이 아닌, 두 회사의 전체 판매량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인 셈이다.

하반기엔 큰 변수가 있다. 신형 모닝의 등장이다. 기아차는 올해 안에 신형 모닝을 선보일 예정이며, 출시 시점은 11~12월로 예상된다.

모닝의 신차 효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신형 모닝은 하반기 경차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구형’이 될 지금의 모닝은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스파크는 그 틈을 노려 공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스파크 역시 신형 모닝의 ‘신차 대기수요’ 영향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신형 모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을 경우, 스파크 판매량 또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혜택을 앞세운 쉐보레의 스파크 판매전략과 기아차의 신형 모닝 마케팅 전략이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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