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영국 인디펜던트는 독일 소비자 단체 '독일음식감시단'이 킨더 초콜릿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리콜조치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간식 ‘킨더 초콜릿’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독일 소비자 단체로부터 발암물질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또 어린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된 칠레에서는 판매 금지 조치를 당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 어린이 간식에서 계속되는 유해성 논란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킨더 초콜릿’이 독일에서 유해 논란에 휩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한 소비자 단체의 자체조사 결과 ‘위험 수준’의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이날 인디펜던트 등은 “독일음식감시단(A German food watchdog)이 자체 조사 결과 위험수준의 발암물질이 검출(contain dangerous levels of what have been described as likely carcinogens)된 킨더 초콜릿의 리콜조치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소비자 단체가 주장한 킨더 초콜릿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이란 MOAH(mineral oil aromatic hydrocarbons)다. 이 물질은 주로 오일을 정제할 때 발생하는데, 유럽식품안전국(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에서는 MOAH를 “암이나 돌연변이를 유발하는(carcinogenic and mutagenic)”것으로 간주한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하지만 킨더 초콜릿을 생산하는 이탈리아의 페레로 그룹은 이 같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독일 소비자 단체는 “제품 생산자들에게 조사 결과를 알렸고 공개적으로 리콜을 요구했으나 그들은 ‘모든 일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킨더 초콜릿이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말 인터넷과 SNS에서는 전 세계 엄마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든 한 장의 사진이 나돌았다. 킨더 초콜릿 시리즈 중 하나인 ‘킨더 조이’와 병상에 누워 호스를 꼽고 있는 어린이가 나란히 붙은 사진이 퍼진 것이다.

킨더 조이의 위험성을 알리는 짤막한 글도 더해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킨더 조이에는 스티로폼 컨테이너에 사용되는 ‘왁스 코팅’이 포함됐다”며 “이 왁스는 암을 유발한다. 당장 킨더 조이를 먹는 걸 멈춰라”고 경고문이 붙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이 게시물은 이후 루머로 알려지면서 엄마들은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인기 초콜릿이 반복해서 유해성 논란에 휘말리는 건 찜찜한 일임에 틀림없다.

페레로 코리아 관계자는 “문제의 사진은 이미 오래 전 외국에서 루머로 판명됐다”며 “독일 소비자 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는 홍보 담당자가 외국에 머물고 있어 즉답이 어렵다”고 말했다.

킨더 초콜릿은 칠레에서도 논란거리다. 지난달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칠레 정부는 새로운 식품표시법을 실시했다. 설탕, 소금 등 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높은 식품은 레이블을 추가로 부착하도록 명령했으며, 장난감과 함께 식품을 판매하는 행위도 금지시켰다.

칠레의 강화된 정책에 페레로는 직격탄을 맞았다. 칠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킨더 서프라이즈’ 판매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달걀 모양의 초콜릿에 장난감을 넣은 제품으로 현지 어린이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페레로 그룹은 제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칠레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칠레에서 어린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돼 판매가 금지된 '킨더 서프라이즈'(오른쪽)는 국내에서는 '킨더 조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페레로>

◇ 매일유업 ‘효자’ 킨더 조이… 칠레선 판매금지

킨더 초콜릿은 국내에서도 인기다. ‘페레로로쉐’‘누텔라’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초콜릿 기업 페레로 그룹은 지난 2012년 수년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손잡고 킨더 초콜릿을 들여왔다. 마케팅과 홍보는 페레로의 국내법인 페레로 코리아가, 유통은 매일유업이 전담하고 있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인지 불과 2달여 만에 오픈판매 초콜릿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판매처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페레로의 초콜릿은 우유판매 부진에 허덕이는 매일유업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페레로는 매일유업에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안겼는데, 이는 2014년 매출(720억)에서 38.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론칭한 ‘킨더 조이’의 인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킨더 조이’는 출시 1년 만에 초콜릿 점유율 3.9%를 넘겼으며,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는 국내 초콜릿 부동의 1위 가나 초콜릿의 자리를 꿰찼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몰인 중인 ‘킨더 조이’는 칠레에서 판매가 금지된 ‘킨더 서프라이즈’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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