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8월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는 ‘서청원 추대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비박계는 서청원 의원의 대항마로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점치고 있다. 두 사람의 빅매치 여부가 당내 최대 관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정현 의원의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대혼전이다.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혔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의 간절한 출마 요청을 고사한 그는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계파 간 당권 경쟁의 불씨를 키운 결과를 낳았다.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당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의지 확인과 함께 상대 진영에 당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좌불안석하는 모습이다. ‘서청원 추대론’과 ‘나경원 부상론’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 서청원의 ‘변심’과 나경원의 ‘부상’… 빅매치 성사될까

전대 레이스의 핵심 변수는 친박계가 띄운 ‘서청원 추대론’의 현실화 여부다. 당초 서청원 의원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자신의 출마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하지만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계속되는 친박계 의원들의 설득에 출마 여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결론은 쉽지 않았다. 때문일까. 그는 7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으로 내려갔다. 잠시 서울을 떠나 생각을 정리한 뒤 최종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 의원이 장고에 들어가자 친박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출마 명분을 쌓기 위한 시간벌기라는 해석에서다. 서청원 의원과 가까운 측근들도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올라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서청원 의원은 친박 당권주자를 도울 사람들을 보내려 준비했으나 이를 중단하고, 청와대의 의중과 당내 기류를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종합된 의견은 반반이다.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권유하는 측에선 ‘형님 리더십’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당을 구하고,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선 친박계 맏형이 나서야 한다는 것. ‘맏형’이 나설 경우 난립하고 있는 친박계 후보들의 교통정리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환 의원도 “당내 굉장한 반목과 대립이 있기 때문에 어른 같은 분이 나서 아울러야 한다”며 서청원 의원의 출마에 힘을 실었다.

물론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8선 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후배들과 당권 경쟁을 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이주영·이정현 의원과 비박계 정병국·김용태 의원에게 선수, 연륜이 앞서지만 반대로 고령이라는 점에서 부담도 적지 않다. 여기에 전직 최고위원으로, 총선 참패의 책임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서청원 의원 역시 자신의 출마가 ‘노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데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 의원의 달라진 기류에 비박계도 대응 마련에 나섰다. 서청원 의원을 상대할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것. 이른바 ‘나경원 부상론’이다. 당내 여성 의원 가운데 최다선(4선)을 기록한 나경원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얻은 전국적인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친박계 당원들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기존 당권주자인 정병국·김용태 의원보다 득표력 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나경원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제는 서청원 의원의 출마다. 그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서청원 의원은 지난 지도부의 일원”이라면서 “서청원 의원이 출마한다고 하면 전대에서 어떤 역할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이 전대에 출마한다면 전대 후 당의 모습이 국민에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려운 모습”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지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선거에 나선다는 점이 부담이다.

◇ ‘서번트 리더십’ 이정현의 완주와 선전 주목할 만

사정이 이쯤 되자 당 안팎에선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출마를 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두 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정현 의원의 선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야권의 텃밭 호남에서 3전4기 도전 끝에 승리로 이끈 뚝심과 진정성을 높이 샀다. 20대 총선에서도 열세를 점쳤던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당내 유일한 호남 3선 의원으로 올라선 만큼 이번 전대에서도 이변과 기적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앞서 이정현 의원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겠다”면서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자신 역시 친박 주자로 분류되지만 “당 대표는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서는 자리”인 만큼 계파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그는 “그동안 전대 경선 과정에서도 돈빚·공약빚·사람빚을 지며 줄 세운 바로 그들에게 공천을 주고, 당직을 꾸리고, 또 다른 계파를 만드는 것들이 쌓여 분열과 분파의 큰 원인이 됐다”면서 해결 방안으로 ‘민생 우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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