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사업서 대형건설사와 어깨 나란히

▲ 중견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 못지 않은 수주를 따내면서 매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함. <pixabay>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재건축·재개발 분야 중견건설의 행보가 매섭다. 사업 다각화의 하나로 추진되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형건설사를 위협하고 있다. 지역주택사업의 강자 서희와 ‘데시앙’의 태영 그리고 전남 1위 건설사 호반의 활약이 돋보인다.

◇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2위 서희… 10대 건설사 제쳐

중견건설사 가운데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분야 강자는 단연 서희건설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올해 상반기 총 1조973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10대 건설사를 포함한 전체 건설기업 중에서도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1위는 1조5954억원을 수주한 대림산업이 차지했다.

정비사업 분야에서 서희건설의 선전은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1분기에만 1조325억원의 수주고를 쌓으면서 일찍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결과는 서희가 정비사업 분야 신입 ‘축’에 속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희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건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서희는 ‘남양주 평내동 진주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을 따내면서 재건축 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또 올해 1월에는 ‘청주시 사모1구역 재개발’(3876억원)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처음으로 주택 재개발 공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월에는 뉴스테이와 연계된 ‘일산2재정비 촉진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6월에는 648억원 규모 ‘남양주 도곡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앞으로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서희스타힐즈’ 브랜드인지도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그간 일산, 청주 등에서 정체돼 있던 사업을 뉴스테이 등의 방식을 접목해 추진한 전략이 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하반기에도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이 다소 적은 도시정비사업 분야에 대한 공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분양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축소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함. <뉴시스>
다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곳은 태영건설이다. 태영은 올해 상반기 4200억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맡게 되면서, 4249억원을 수주한 롯데건설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태영은 1월 경북 포항시 장성동 일대 주택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포항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지역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사업은 포스코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4월에는 경기 의왕 오전나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 서울 진출 속도내는 호반… 울트라 시너지 효과는 ‘글쎄’

광주·전남 시공능력평가 1위 기업 호반건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해 4월 서울 송파에 입성한 호반은 재정비사업에서 첫 서울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보문 5구역 재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은 이달 말 최종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그간 도시정비사업에서 호반건설은 브랜드 ‘베르디움’으로 신도시를 위주로 공략해 왔다.

같은 해 7월에는 또 대림산업·한진중공업과 함께 부산 범천4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공사금액 4908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의 지분율은 대림산업(55%), 호반건설(25%,) 한진중공업(20%) 순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수에 성공한 웉트라건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하지만 울트라건설은 토목분야에 특화돼 있어, 도시정비사업과의 연계는 다소 미비할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