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한 네티즌이 노스페이스 자켓에 '일본해'가 표기됐다는 글을 올렸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국민패딩’으로 알려진 아웃도어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이다. 노스페이스의 일부 재킷 뒷면에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적혀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것인데, 재킷 앞‧뒷면 상단에는 일장기도 프린트돼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 노스페이스 재킷에 ‘동해’를 ‘일본해’ 표기… 인터넷 발칵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스페이스 지구재킷 사진 2장이 게재됐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의 재킷 디자인에 ‘일본해’가 표기된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해당 글을 처음 올린 네티즌은 “이런줄도 모르고 다들 노스페이스를 좋아한다”며 “불매운동에 동참해 일본의 독도 침략 의지를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더구나 노스페이스가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을 맡고 있다는 점은 논란에 불을 댕겼다. 재킷에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면서 국내에서는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노스페이스 국내 판매업체 ‘영원아웃도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제품은 ‘글로벌 노스페이스’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제품으로, 영원아웃도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다.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유통 및 판매하는 파트너사다. 1997년 미국 노스페이스 OEM을 담당하던 영원무역이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매를 위해 영원아웃도어를 세우고 유통을 맡기고 있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2014년 미국 캐주얼 브랜드 ‘슈프림(Supreme)’이 미국 노스페이스와 콜라보한 제품”이라며 “국내에는 유통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디자인 제작을 슈프림이 전면 기획한 것으로, 영원아웃도어는 디자인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디자인을 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해’ 표기 출처 파악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나이키, 맥도날드 등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일본해 표기 논란은 종종 있어왔다. 논란의 재킷을 디자인한 슈프림의 경우도 앞선 사례에 비춰봤을 때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한 구글맵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노스페이스 지구재킷 뒷면에 프린트된 '일본해' 표기.<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수입판매처인 영원아웃도어 “국내 판매 안 해… 관련 없다”

2016리우 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 역시 영원아웃도어가 맡고 있다.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로 소개가 되고 있지만 실질적 후원은 영원아웃도어에서 진행한다. 영원아웃도어는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에 단복 및 장비 일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는 팝업스토어까지 출시하고 선수단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자사와 노스페이스 본사와의 디자인 연관성이 일체 없고, 올림픽 후원 또한 영원아웃도어의 자체적 결정이라며 이번 논란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영원아웃도어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수입판매처인 ‘영원아웃도어’ 보다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를 더욱 익숙하게 여기고 있어서다. 특히 ‘국민패딩’ ‘국민교복’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국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노스페이스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결국 국민적 분노는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향한 것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영원아웃도어가 이번 파문으로 ‘노스페이스’ 브랜드에 대한 반감, 이에 따른 판매여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미리 선을 긋는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영원아웃도어는 해당 재킷에 대한 본사 차원의 시정 조치 요구를 계획중이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해당제품과 자사는 무관하지만 한국기업으로서 이번 일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국내 노스페이스에서 기획‧판매하는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교환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원아웃도어는 “부정확하고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 적법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SNS상의 의혹제기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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