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들은 모두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경제 위기에 대한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주요 총수들의 상반기 연봉은 고공행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최근 올해 반기보고서 공시를 마쳤다. 규정에 따라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등기임원들의 연봉도 공개됐다.

◇ 허창수 회장, 지난해 보다 3배 늘어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상반기 보수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상반기에만 GS 및 GS건설에서 총 52억19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에 받은 18억100만원보다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허창수 회장은 GS에서 39억900만원, GS건설에서 13억1000만원을 받았다. GS에서는 급여로 10억1700만원, 상여금으로 28억92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GS에서 9억6400만원, GS건설에서 8억3700만원을 받았으며, 이는 모두 급여였다.

허창수 회장이 올해 상반기 ‘연봉왕’에 오르는데는 GS의 상여금이 큰 몫을 했다. GS는 허창수 회장에게 지급한 상여금에 대해 “주요 자회사 별 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를 고려했으며, 비계량지표와 관련해 어려운 경영환경 하에서도 선제적인 대응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및 질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2위는 현대자동차에서 24억원, 현대모비스에서 18억원 등 42억원을 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보수와 똑같은 규모다.

3위에 오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총 41억1808만2400원을 받았다. 대한항공에서 18억1843만2400원(급여 16억4628만2400원, 상여금 1억7215만원), (주)한진에서 6억7425만원(모두 급여), 한진칼에서 16억2540만원(모두 급여)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8억8846만3200원을 받았다.

4위는 총 38억5700만원을 받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다. LG에서 급여 19억4300만원, 상여금 19억1400만원을 받았다. 역시 지난해 34억3400만원(급여 18억8600만원, 상여금 15억4800만원) 보다 늘어났다.

5위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풍산에서 10억200만원, 풍산홀딩스에서 9억2100만원 등 총 19억2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18억3200만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6위는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호텔롯데에서 모두 6억2500만원씩 받아 총 18억75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엔 5억원씩 15억원을 수령한 바 있으니, 25% 증가한 셈이다.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재계 총수들의 상반기 보수는 정몽구 회장을 빼놓고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 보수총액 1위를 차지한 허창수 회장은 증가율도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신동빈 회장의 증가율도 눈에 띄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사위크>
◇ 이재용·정용진 보수는 여전히 베일 속

전문경영인 중에선 이번에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돋보였다. 29억원을 받았는데, 그 중 급여가 10억700만원, 상여금이 18억86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이 700만원이었다. 29억5000만원을 받은 지난해보다는 약간 줄어들었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해 149억54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해 총수들까지 모두 제치고 연봉 1위에 오른 바 있다. 하반기에 수령한 80억원가량의 기타 근로소득 덕분이었다.

2위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다. 25억5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16억8500만원이었던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것이다.

3위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으로 24억400만원을 받았다. 차석용 부회장 역시 지난해 14억6700만원보다 63% 늘었다.

4위와 5위는 모두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신종균 사장(16억5800만원)과 윤부근 사장(16억4400만원)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퇴직금을 두둑하게 챙긴 이들도 눈길을 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은 퇴직금 51억5900만원을 포함해 상반기에만 64억7900만원을 챙겼다. 허승조 부회장은 지난해 말 조카인 허연수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1974년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자리까지 오른 김원배 전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46억9700만원의 퇴직금과 함께 상반기 보수 49억1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일선에서 물러난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도 퇴직금 17억7400만원 등 30억8000만원의 상반기 보수를 수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은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아 상반기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