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18일 인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에서 열린 세미나 '바이오제약의 미래와 기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10배. 주사약 형태의 바이오제약 관절 치료제는 알약 형태인 합성제약 때보다 가격이 10배 뛰게 된다. 또한 세계 10대 제약 중 7개가 이미 바이오제약일 만큼 거대한 시장이라 많은 국가들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와 인천광역시는 8월 18일 공동 세미나 ‘바이오제약의 미래와 기회’를 개최하고 합성제약과는 달리 바이오제약은 한국, 싱가포르,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 후발 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경련은 이미 보유한 세계적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R&D 및 마케팅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인천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동 행사에는 국내외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 학계, 협회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 2015년 세계10대 바이오제약사 매출액 기준, UBS <전경련 제공>
◇ 바이오제약 3대 조건

전경련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평균 생산 원가 구조는 생산 35%, R&D 30%, 마케팅 35%다. 이 가운데 생산 능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이다. 현재 세계 생산설비 3위(삼성바이오로직스), 4위(셀트리온) 기업을 갖고 있다. 위탁 생산만 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15∼20%가 될 정도로 유망하다. 더욱이 신약개발로 인한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하여 전경련은 세계적 수준의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R&D, 글로벌 제약사 같은 마케팅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제약 R&D는 Discovery(신약후보 탐색), Development(개발), Approval(허가)의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그 중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기업(이하 바이오벤처)은 대학·연구소가 찾은 신약후보 물질을 일정 수준까지 개발한 뒤 제약사로 넘겨주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가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을 담당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수는 약 300여개(’13년)로 추정되는데 여러 제약이 많다. 바이오제약은 시가총액이 높더라도 일반 제조업과 같이 연 30억원 매출액을 지속해야 코스닥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바이오제약은 일정하게 연 매출이 발생하는 산업이 아니라 기술 이전한 해에 몇 배 매출이 발생하는 분야이나, 규제로 인해 신약 개발을 목표로 출발한 기업이 상장 조건을 위해 다른 분야인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나스닥은 유지 조건에 시가총액도 포함시켜 이런 모순을 방지하고 있다.

바이오벤처는 R&D 초기 자금조달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은 10여년 소요되는 바이오제약 R&D 기간 중 초기 2~3년 단계 보다는 성과가 가시화된 중/후반에 대부분(85%) 투자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5년 이내 벤처에만 투자하는 특수목적펀드(SBIC)를 31억 달러 규모로 조성하여 이러한 초기 자금조달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 주요국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방식 <전경련 제공>
◇ 플레이어를 모아라! 바이오클러스터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국가의 공통점은 클러스터 조성이다. 바이오제약은 대학·연구소, 병원, 벤처캐피탈 및 투자자, 바이오벤처, 글로벌 제약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시너지를 창출해야 성공하는 산업이다. 미국은 하버드, MIT 등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산·학·연 연계 방식, 바이오제약 기반이 전무하던 싱가포르는 국가차원의 정부주도 방식, 아일랜드는 세계 최저 법인세 등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글로벌기업 유치방식으로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우리나라가 바이오산업의 중심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같이 국가적 차원에서 클러스터를 조성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선진국들의 성공전략을 벤치마킹하여 생산-R&D-마케팅을 역량을 결집할 ‘바이오제약특화지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산업단지 개념의 ‘바이오특화지구’를 지정하여 싱가포르 수준(100만평)의 클러스터를 만들고, 토지·조세·인력 등 다방면 혜택 제공을 통해 국내·외 우수 제약사 및 투자자, 연구기관이 집적할 수 있는 ‘READY TO INVEST’ 환경을 구축해야한다고 제안했다.

▲ 주광수 한국바이오의약품협의회 대표가 18일 인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에서 열린 세미나 '바이오제약의 미래와 기회'에 참석해 '바이오제약 산업의 전망과 우리의 기회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전경련은 △특구 내 부지를 장기 임대하고 전문 인력 공급을 위한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 △글로벌 제약사에는 국내 투자를 조건으로 싱가포르 등 경쟁국 수준의 법인세(5~15%) 감면 혜택을 주는 등 파격적 인센티브가 필요 △바이오벤처의 초기 투자부터 Exit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지원체계를 갖추어 연구기관과 활발히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 벤처캐피탈, 바이오펀드 등으로부터 투자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주광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대표는 “송도가 바이오제약 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며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려는 외투기업의 법인세 감면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주호 인천광역시 경제산업국장은 “인천은 항만과 공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최적지로 수도권에서 우수 인력 유입 또한 수월하다”며 “송도를 세계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바이넥스 연구센터장은 “로슈, 암젠, 바이오젠 등 글로벌 기업의 영업이익은 30% 이상”이라며 “우리는 위탁생산과 함께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등 고부가 사업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연결하라’는 주제로 “최근의 트렌드는 기업 독자적 신약 연구 개발이 아니라 인-라이센싱, 아웃-라이센싱, 조인트 벤처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하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며 업계에 다양한 형태로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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