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홈페이지를 오픈한 테슬라가 일본해 표기 논란에 휩싸였다. <테슬라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는 없고,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한 것이다. 이미 다른 기업들이 여러 차례 반복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2003년 미국에서 설립된 테슬라는 전기차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아직은 규모나 생산력이 기존 자동차 업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한국 진출을 발표한 것은 이달 초다. 오는 9월 오픈 예정인 신세계의 국내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테슬라 1호 매장을 열 계획이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은 예견된 일이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한국법인 등록을 마쳤고, 지난 6월엔 국내에서 일할 인력을 채용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 홈페이지도 오픈했다. 홈페이지엔 MODEL S, MODEL X, MODEL 3 등 판매 모델에 대한 정보가 담겼고, 사전예약 및 시승 신청이 가능하다. 전기차 전문 회사답게 충전소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 일본해라 쓰고 독도는 없고… “한국 이해 부족”

문제는 테슬라 스토어와 서비스센터, 충전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다. 지도를 통해 전 세계 테슬라 관련 위치를 제공하는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사진을 일정 부분 이상 확대해야 겨우 괄호 안에 ‘동해’라는 표기가 나온다. 또한 지도를 한참 확대해야 등장하는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 이는 일본 시각에 따른 표기다.

센카쿠(일본식 표기), 다오위다오(중국식 표기), 댜오위타이(대만식 표기)를 동시에 표기하고 있는 것과도 차이가 크다.

이는 테슬라 한국어 홈페이지가 구글 지도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구글은 과거 독도를 한국 주소로 표기했으나, 2012년 돌연 이를 삭제하고 리앙쿠르 암초로만 표기했다. 동해에 대한 표기도 ‘일본해(동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구글 한국어판에서는 동해와 독도 표기를 확인할 수 있다.

▲ 테슬라 한국 홈페이지 지도를 살펴보면,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오른쪽)로 표기돼있다. 반면 센카쿠, 다오위다오, 댜오위타이는 세 국가의 명칭이 모두 표기돼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구글 지도를 사용하면서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우리나라 공공기관도 문제가 된 일이 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기업과 기관들은 지도를 교체하는 조치를 취했다.

테슬라의 세심하지 못한 접근이 한국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논란을 낳고 만 셈이다. 이미 여러 차례 같은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과거엔 구글 지도의 특성을 미처 확인하지 못해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가 있었지만, 여러 차례 논란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기본적으로 챙기는 부분이 됐다. 테슬라의 한국 시장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사위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테슬라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테슬라 측 대표전화는 홈페이지 주소만 안내할 뿐 관계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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