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출마의 변’을 들어보면 ‘정권교체’를 향한 절실함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보다 앞선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이해관계에 얽힌 계파가 없는 김 후보는 ‘김상곤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정권교체’를 향한 절실함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보다 앞섰다. ‘혁신 당대표’을 자처한 김상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그렇다. 지난달 24일 세월호 참사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그는 “정권교체로 ‘민생복지국가’를 만들자. 제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그 한 가지”라며 당대표 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후보는 세 명의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하게 원외인사다. 5선 중진인 이종걸·추미애 후보에 비해 당내 입지가 얕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김 후보가 걸어왔던 이력은 두 후보에 견줄만 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김 후보는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또 ‘사회·경제민주화’에 30년 넘는 시간을 바쳤다. 그 역량을 바탕으로 제14·15대 경기도교육감을 역임했고, ‘무상급식’과 ‘혁신학교’의 토대를 닦았다. 

그의 혁신 역량은 지난해 당내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더민주 혁신위원장을 맡은 그는 강도 높은 혁신안을 선보이며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공헌했다. 김상곤 후보와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김상곤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향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 당권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당권 레이스를 펼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책 중심의 선거, 당의 비전이 논의되는 민주주의의 장이 아닌, 누가 더 특정 대권후보와 가까운지 경쟁하는 선거가 돼 버려 무척 아쉽다. 적어도 한 정당의 전당대회라면 단순히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이벤트에 그쳐선 안 된다. 당의 중·장기 비전을 놓고 전 당원이 함께 숙의하는 대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 그 점이 제일 안타깝다.”

- 본인의 공약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약은.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여러 곳에서 인터뷰를 했다. (다만) 공약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저 또한 여러 공약을 내놓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약은 바로 ‘우리 당의 확장 비전'이다. ▲여의도 정당에서 ‘자치분권정당·생활정당’으로 확장하기 위한 ‘정당확대비전’, ▲사회적약자를 위한 ‘민생복지정당’으로 확장하기 위한 ‘당정체성확대비전’, ▲정권교체 실현에 필수적인 호남복원·확장을 위한 ‘당지지기반확대비전’, ▲대선에서 우리 당의 집권 확장을 위한 ‘대선승리비전’이 바로 그것이다.”

- 추미애·이종걸 후보가 내놓은 공약 중 눈여겨볼 점이 있다면. 
“이번 선거가 공약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정책선거가 되지 못해 후보들의 좋은 공약들이 부각되지 못한 면이 있다.

양 후보께서 내놓으신 공약 중 눈에 띄는 공약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 추미애 후보의 경우 ‘온·오프 네트워크 정당’ 공약을 들 수 있다. 이 공약은 과거 2·8 전당대회 때, 문재인 당시 당대표 후보도 주장한 바 있는 우리 당의 숙원 사업이다. 저 또한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당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정당’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추 후보 공약과 유사할 수 있다. 다만 과거의 논의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정당의 실행키워드로 ‘플랫폼’을 내놓았다. 나아가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종걸 후보의 경우 ‘당 지역위원회 사무소 활동 합법화, 즉 지구당제 부활’ 공약이 제일 눈에 띈다. 저 또한 우리당의 역량을 자치분권, 생활정치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중앙당의 재원과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 당내 ‘5선’ 중진인 추미애·이종걸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무(無)선’이다. 원외인사로서의 강·단점이 있다면.
“제가 ‘원외’라는 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른바 ‘당내 세력이 없다’라는 것이다. ‘당내 세력 없이 당을 무게감 있게 이끌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언뜻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당 최대의 문제점으로 언급된 것은 ‘계파갈등’이다. 때문에 당내 세력이 없어서 ‘당대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당원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 ‘정치와 정당혁신을 지속시켜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해관계에 얽힌 계파는 없다. 또 그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것이 ‘원외’로서 저의 강점이다.”

▲ 김상곤 후보는 “(8·27 전당대회가) 누가 더 특정 대권후보와 가까운지 경쟁하는 선거가 돼 버려 무척 아쉽다”고 밝혔다. <뉴시스>
- 김 후보와 추 후보 간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추 후보와 김 후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저와 추 후보 간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라면 그것은 오해다. 저와 추 후보의 차이는 명백하다. 당 역량의 확장성·정권교체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이를 가장 끌어 올릴 수 있는 비전·방법을 제시할 후보가 하고 있는 후보가 바로 저라면, 반대로 유력 대선후보의 확장성을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사유화하는 후보가 바로 추미애 후보다.

선명성 경쟁이 당의 정체성을 위한 경쟁이라면 오히려 환영한다. 그렇지 않고 특정 대선 후보를 내세워, 그 이익에 봉사하겠다는 경쟁은 반대다. 그러한 경쟁은 당을 위해서도, 해당 대선 후보를 위해서도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악이다.”

- 문재인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가.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부산시당 대의원대회에서 ‘우리 당에는 변화·통합·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 ‘야권통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현재 추미애 후보 측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친문의 이해’와는 전혀 상반되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문 전 대표조차도 본인과 우리 당의 확장성을 가둬두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른바 ‘호위무사’역을 자처하는 세력들이 이를 가로 막고 있는 형국이다.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저 또한 매우 궁금하다. 저는 문 전 대표의 진정한 뜻이 반영되는, 그래서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아마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당대표가 된다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데려올 구체적인 방안은 있는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우리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래서 ‘데려온다’는 말은 어딘가 맞지 않는 말이다. 또 그 분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손 전 대표께서 이른바 ‘제3지대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의 틀거리 밖에서 활동하지 않으실까’하는 우려가 있다.

저는 다음 대선에서 ‘제3지대’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당이 계속된 혁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당이 혁신의 길에 들어설 때, 국민들께서 우리 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 주셨다. 우리 당이 혁신을 완성할 때, 우리 당을 집권당으로 만들어 주실 거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손 전 대표님도 당연히 우리 당에서 그 역할과 앞으로의 큰 그림을 모색하셔야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 지난 9일 김상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의원회대회에서 정견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 오는 27일 전당대회까지 약 3일이 남았다. 대회 전 어떤 계획으로 표심을 호소할 생각인가.
“우리는 여전히 우직하게 걷고 있다. 우리의 비전을 강고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 당의 확장을 통한 정권교체’, 이에 대한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 있다. 어느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고, 불리하고의 주장이 아니다.

당을 혁신·통합·확장하는 그 일이 우리 당을 집권당으로 만드는 길임을, 이것을 제일 잘 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저임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자칫 짧은 생각으로 당대표 투표에 임할 경우, ‘소탐대실’의 결과로 이끌 수 있음을 진실된 목소리로 호소하겠다. 저는 우리 당 구성원이 ‘긴 안목의 전략적 투표’를 하시리라 생각한다.”

- 정권창출은 더민주의 최대 과제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또 정권창출을 위한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은.
“혹자는 ‘3자필승론’을 주장하면서 ‘호남 없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단언컨대 정권교체는 호남의 지지를 복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권창출을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는 바로 호남복원과도 관련된 숙고해야할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선택지가 난립해 호남의 정권교체 열망을 여러 갈래로 나뉘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문 전 대표가 언급했듯 어떤 방식이든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야 한다. 야권연대는 대선 정국에 맞춰 일시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전에 여러 건강한 논의가 오고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당의 입장에선 무엇보다 ‘호남 지지의 복원’이 우선이고, 당장은 현재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야권의 강력한 공조와 연대부터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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