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 보도와 이를 감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에 대한 배후로 지목을 받은 데 대해 적극 반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도대체 야당 의원이 어떻게 특별감찰관의 배후가 될 수 있겠는가. 상상력이 과한 것 아닌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 보도와 이를 감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에 대한 배후로 지목을 받은 데 대해 반대로 자신을 겨냥한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일명 ‘찌라시(정보지)’로 유포된 배후설에 대해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호칭이나 내용이 너무 악의적이고 천박하다”면서 “조응천 인격 파괴가 시작된지도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응천의 정면돌파… 찌라시 내용 조목조목 반박

특히 조응천 의원은 정보지의 내용 중 ‘전형적인 좌파적 수법으로 사안을 키워왔음’ 이라고 적혀있다는 점에서 정보지 출처에 강한 의혹을 품었다. 해당 문구는 “기업 대관팀이나 기자 등은 사용하지 않는 표현으로서 작성자가 검·경이나 국정원 등 사정기관 쪽이라는 것을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일까. 그는 “‘익숙한 배후 만들기’ 시나리오가 다시 작동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서다.

조응천 의원을 분개하게 만든 소문의 내용은 이렇다. 서울대 81학번,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조응천 의원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검찰 재직 시절 동고동락한 사이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우병우 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을 외부에 흘린 것이 아니냐는 것. 여기에 조응천 의원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낼 당시 우병우 수석의 검사장 승진을 ‘스크린’하면서 강남역 땅 등의 비리 의혹을 들여다봤을 것이라 보고, 관련 내용을 제3자를 통해 흘렸다는 얘기가 덧붙여졌다.

▲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수사를 맡게 된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은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물론 조응천 의원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부인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자신이 하숙까지 같이 하며 살았던 ‘절친’으로 알려진 데 대해 “하숙을 같이 한 적이 없다. 다만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절친이 잠시 저의 하숙집에서 함께 하숙을 하는 바람에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그 친구방에 몇 번 놀러 왔다”고 설명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도 “(조응천 의원과) 학교 다닐 때는 가깝게 지냈지만, 최근 10년간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면서 “가끔 동문회나 법사위원회에서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우병우 수석의 비리 의혹 보도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서도 적극 부인했다. “우병우 수석 처갓집 강남역 땅 보도 기사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는 것. 그는 이날 밤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기사가 나온) 그때 처음 본 사실이다. 미리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지내면서 우병우 수석에 대한 존안자료를 통해 검토를 했지만 “존안자료상 그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도리어 조응천 의원은 배후설로 곤혹을 치르면서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불린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는 그는 당시 K(김무성)·Y(유승민) 배후설처럼 “시선 흐리기용, 물타기용 배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조응천 의원은 “청와대가 불편해하는 사건마다 배후라는 것을 만들어서 시선을 흐리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사건을 돌파하는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측근이 아니라 측근을 문제 삼은 사람들을 겨냥해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 이석수, 기밀 누설 의혹 반박 “검찰에서 소명할 것”

검찰 조사를 앞둔 이석수 특별감찰관도 사실상 정면승부를 택한 모습이다. 그는 기밀 누설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그 부분은 검찰에서 부른다면 나가서 적절히 소명하겠다”면서 비장한 각오를 나타냈다. 앞서 청와대는 우병우 수석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향해 “어떤 경로로 누구와 접촉했으며 그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2015년 3월 새누리당의 추천으로 청와대가 발탁한 최초 특별감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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