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쿨룩스 10개 교복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스쿨룩스 교복에서 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올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교복 10개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가 초과 검출됐다. 일부 학교의 교복에서는 해당 물질이 기준치의 최대 5.27배나 초과 검출됐다.

◇ 암 유발물질 기준치의 5.27배

1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신학기 용품 등 20개 품목 696개 제품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중 84개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 리콜 조치됐다. 학생복 10개 제품에서는 시력 및 피부장애를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의 1.70배에서 5.27배까지 초과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피부를 통해 몸으로 침투하는 발암물질이다. 눈과 코, 목 등에 자극증상을 일으키며 장시간 접했을 경우 유전적 변이, 중추신경 질환, 심할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10개 학교 교복 제조사는 모두 유명 교복업체인 ‘스쿨룩스’로 확인됐다. 이중 가장 높은 검출량을 기록한 곳은 신일여고다. 이 학교는 ‘교복학교주관구매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스쿨룩스가 아닌 업체를 공동구매 업체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포름알데히드가 가장 높게 검출된 것은 개별구매용 스쿨룩스 교복이다. 이 교복은 2013년부터 판매하고 있어 여러 학생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1학년부터 같은 제품을 입은 학생은 오랜동안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스쿨룩스는 관계자는 “여름철 시원한 기능성을 위해 여학생 하복 블라우스에 적용한 매쉬 소재 일부에 부적합한 부재료가 공급된 것으로 보고 안전성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쿨룩스는 원부자재를 종류별로 여러 곳에서 공급 받고 있다. 생산부터 제작 공정 전반의 품질 안전성은 스쿨룩스 본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스쿨룩스는 피해 학교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사실을 고지하고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스쿨룩스 관계자는 “국표원이 1일 발표하기 전 사실을 고지 받고 각 학교에 연락을 해왔다”며 “서울 쪽 학교는 전부 리콜고지를 완료한 상태고, 지방 쪽 일부 학교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예상 수거량은 200벌 정도다.

◇ 유해물질 2관왕 ‘불명예’… 당국, 솜방망이 처벌

▲ 1일 포름알데히드가 5.27배 초과한 스쿨룩스 교복 블라우스(왼쪽)와 3월 pH 15% 초과검출된 스쿨룩스 교복자켓.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표원은 통상적으로 학생복에 대해 1년에 2차례 안전성 검사를 한다. 올해는 조사 결과를 3월과 9월 발표했다. 국내 유명 교복업체 5곳을 대상으로 한 두 번의 조사에서 유일하게 스쿨룩스만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스쿨룩스는 올 3월에도 교복 리콜 조치를 했다. 당시 스쿨룩스는 신학기를 맞아 안동 경일고와 서울 동덕여중에 교복을 판매했다. 그러나 국표원 조사 결과 해당 교복에서 수소이온농도(pH)가 법정 기준치보다 최고 15% 넘게 검출됐다. 와이셔츠 10장 및 재킷 100개 제품에서다. 과도한 수소이온농도는 자켓과 와이셔츠를 통해 학생들의 피부를 자극하고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한다.

사정이 이렇지만 국표원의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국표원은 스쿨룩스에 유통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즉시 수거하게 했다. 또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교환 및 환불을 명령했다.

그러나 같은 피해가 반복돼도 가중처벌은 없다. 국표원 관계자는 “제품안전기본법 제11조에는 여러 번 리콜 조치된 업체에 가중 처벌을 하라는 조항은 없다”며 “물질 유입경로에 대한 조사도 국표원 담당이 아니라 생산시설 현장조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업체가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자정해나갈 부분이란 것이다.

업체도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 대한 자체적인 피해보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스쿨룩스 관계자는 “국표원이 행정명령을 내린 부분은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학생들에게 본사 차원의 피해보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쿨룩스 측은 “모든 임직원은 제품 일부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된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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