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레이스가 조기 점화되면서 야권 잠룡들의 싱크탱크도 설립 및 재정비되고 있다. 특히 출마를 공식화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정계 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의 ‘동아시아미래재단’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야권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대권 재수가 기정사실화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두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 이어 더민주 소속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정계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전망이다. 잠룡들의 대선 행보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이들의 싱크탱크 설립과 정비에도 속도가 붙었다. 싱크탱크는 공약은 물론 조직과 자금 마련에 대한 밑그림을 제공하며 대선 캠프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 출마 공식화 안철수, 복귀 앞둔 손학규 “조직 활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싱크탱크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다. 최근 2대 임원진을 구성하며 조직 재정비에 공을 들였다. 주목할 인사는 역시 이사장으로 추대된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다. 안철수 전 대표의 후원회장 출신인 그는 앞으로 내일의 운영을 총괄한다. 부소장엔 박인복 전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이사진 개편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 하자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가 점쳐지면서 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도 덩달아 바빠졌다. 내년 대선을 앞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만큼 관련 행사 준비와 함께 손학규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 대한 밑그림 구상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재단의 10주년 행사 무대가 곧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 무대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재단은 김병욱 더민주 의원의 원내 입성으로 공석이 된 사무총장에 김종희 전 더민주 용인정 지역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손학규 캠프에서 조직총괄실장을 지낸 바 있다. 지금은 당적을 옮겨 국민의당 소속이다. 때문에 손학규 전 대표의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측근은 “국민의당 인사를 배치한데 대해 과한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한 김부겸 의원의 경우 외곽 조직인 ‘새희망포럼’이 싱크탱크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간 포럼을 중심으로 전국 조직을 점검하고, 100여명에 이르는 자문 교수 그룹과의 만남을 이어왔다는 것. 안희정 지사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를 통해 정치·경제는 물론 외교·안보까지 대선을 위한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안희정 지사의 책 출간을 돕고 있다는 후문이다.

◇ 문재인, 올가을 새 조직 출범… 오세훈·김무성 ‘아직’

정작 ‘대세론’의 주인공 문재인 전 대표는 아직 싱크탱크가 없다. 지난 대선에서 ‘담쟁이포럼’이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으나, 대선 패배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재가동 전망도 밝지 않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올가을께 다른 조직을 출범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부 논의를 시작해 사무실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간 자문 교수들과 학습 모임을 정기적으로 해왔던 문재인 전 대표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모임 때마다 서울 신촌이나 홍대 근처 세미나룸을 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또한 공식적인 싱크탱크가 없다. 원외에서 내공을 쌓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지역구 내 공생연구소를 열어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원로 교수나 선배 정치인을 통해 자문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친박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린 정우택 의원은 오는 7일 싱크탱크격인 ‘(사)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창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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