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국민의당이 정치혁명으로 정치의 새판을 짜겠다”고 말하면서 정치권에서 꿈틀대는 ‘제3지대론’에 국민의당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교섭단체대표연설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박 위원장이 “국민의당이 정치혁명으로 정치의 새판을 짜겠다”고 말하면서 정치권에서 꿈틀대는 ‘제3지대론’에 국민의당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20대 정기국회 대표연설에서 “이제는 국회를 바꾸고 정치의 새판을 짜야할 때”라면서 “국민의당은 승자가 모든 것을 얻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패권정치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승자독식 구조로 돼있는 현재의 선거제도를 개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패권과 대립을 거부하는 합리적인 세력이 정치를 주도해야 국회도 일할 수 있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며 “민생에 백해무익한 대립의 정치도 끝내겠다”고도 말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개헌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개헌에 나서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다”면서 “개헌은 국가개조 프로젝트이고 협치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잔여임기 1년 반 동안 하셔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당 재정비를 통한 ‘플랫폼 정당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우선 우리 당의 문턱을 확 낮추겠다”며 “누구나 들어와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선 플랫폼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당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당원이 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열린정당’을 만들고 있다”며 추진 중인 당원소환권·당원질문권·당원투표요구권·당원정책발안권 등 당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당헌 전부개정안 내용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연설 내용은 퇴임 후 독자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전날 늘푸른한국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계파정치, 보스정치 이것을 깨끗하게 바꾸지 않으며 안 되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제3지대론’을 언급한 것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이목을 끈다. 정 전 의장은 “차기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임기를 2년 3개월로 단축하겠다’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꼭 이뤄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다”며 개헌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박 위원장은 “(국민은) 양당의 폐해, 양극화된 현상을 봤기 때문에 지난 총선 민의로 (국민의당이) 제3당의 지지를 받았다”며 “여기가 곧 제3지대다, 제3당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제3지대론의 주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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