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원외 민주당이 18일 합당하면서 국민의당이 야권 단일화 논의로 번질 가능성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원외 민주당의 합당 소식에 국민의당이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원외 민주당과의 통합은 소통합”이라며 향후 야권 대통합 의지를 내비치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야권 단일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창당해 아직 전당대회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논의에 휘말리게 되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당 존재감이 희미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18일) 추미애 대표는 해공 신익희 선생 생가에서 원외 민주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다. 추 대표는 “통합은 집권을 위한 시대적, 국민적 요구”라며 “민주통합으로 정권교체의 한길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아마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힘을 모아나가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노력의 일환으로 통합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야권연대세력이 뭉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볼일은 아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국민의당은 국민의당만의 집권전략이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집권전략을 가지고 뚜벅뚜벅 국민만을 바라보면서 나갈 것”이라고 야권 단일화 논의로 확대될 것을 경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주승용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민주-민주당 통합에 대해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의당을 야권 통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같이 보인다”면서 “더민주와 민주당의 통합은 ‘도로 민주당’이 된 것”이라고 평했다. 당 회의에서는 “내년 대선에서는 국민의당이 야권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내년 대선을 통해서 기존의 양당정치를 넘어서는 ‘제3지대 정치혁명’을 완성시키겠다”고 못박았다.

더민주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영춘 더민주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만약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가 안 된다면 그건 야당 전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든 야권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적 열망을 실현시키는 그런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야권 단일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며 국민의당을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즉시 반발했다. 장진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정당을 일개 정치인의 사조직으로밖에 생각 안하는 낡은 구태정치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정당은 오직 집권만을 위해, 정치공학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오직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국민 삶을 바꾸는 일에 매진하겠다”며 “정치공학적 구태의 악습과는 손잡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현재로선 존재감을 위해 단일화를 경계하고 있지만, 대선 국면에서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전주에서 “내년 10월, 11월이 되면 국민이 어떤 후보를 결정 할지를 보고 우리도 국민이 선택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야권 연대론’에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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