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추석 연휴 직전에도 일부 상장사들의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시스>
[시사위크= 이미정 기자] 올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의 ‘올빼미 공시’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추징금 부과, 매각 취소 등 해당 기업에겐 좋을 게 없는 '악재성 공시’가 명절맞이로 바쁜 투자자들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쏟아졌다. 

OCI는 지난 13일 장 마감 후 SKC솔믹스와 체결한 1217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상품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SKC솔믹스가 업황 악화로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하자 계약이 무산된 것이다. 

같은 날 위닉스도 장 마감 후 세금 추징 소식을 전했다. 가정용 전기기기 제조업체인 위닉스는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66억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2~2014년 기간 법인세 조사 등에 따른 것이다.

건축기술 서비스업체인 성도이엔지는 1000억원 규모의 피소 소식을 공시했다. 성도이엔지는 “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 외 4명이 1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 명절 연휴 전날 악재성 소식 '슬쩍'

디지탈옵틱은 2대주주인 튜더앤컴퍼니가 이지스블루와 체결한 디지탈옵틱 주식양수도계약이 해지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디지털옵틱 주식 193만주를 이지스블루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지스블루가 대금 납부를 연기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지스블루는 주식 매입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디지탈옵틱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었다.

세븐스타웍스는 200억원 가량의 3자 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이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당초 13일로 예정됐지만 내달 13일로 늦춰졌다.

로코조이는 유상증자 금액 축소 소식을 전했다. 로코조이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인 중국측 배정 대상자들은 납입에 참여치 못하게 됐다는 공문을 접수했다”며 “이에 따라 유상증자 납입 금액을 130억원에서 52억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한창은 타법인 지분을 취득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해 타법인 지분 취득을  검토하고 실사를 진행했지만 매도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한창은 지난 6월 주가 급등으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을 당시 “타법인 지분 취득 등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 장 마감 직후 총 94개의 공시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10% 가량은 계약해지나 매각취소 등 악재성 내용을 담은 공시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느슨해지는 시기를 틈탄 상장사들의 ‘올빼미 공시’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시장 건전성을 해치고 투자자들의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법적 제재 수단이 없어 반복돼왔다.

올 추석 연휴 직전 올빼미 공시를 한 상장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장 개장 직후 급락한 종목이 있는 가하면 주가 하락을 방어한 종목도 있었다. 19일 OCI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더니 전 거래일 대비 3.35% 하락한 7만7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 급락하거나 방어하거나… 종목 희비 엇갈려 

‘피소’ 소식이 전해진 성도이엔지는 전 거래일 대비 9.05%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디지털옵틱도 4.76% 내린 64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세븐스타웍스와 위닉스, 로코조이 등은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세븐타웍스는 3.11%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위닉스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다 0.23% 상승 마감했다. 로코조이는 0.45% 올랐다. 한창은 전 거래일 대비 26% 급등한 채 마감했다. 

투자업계에선 올빼미 공시 행태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해당 종목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진단한다. 투자 전문가들은 악재성 공시를 은근슬쩍 쏟아나는 종목들을 잘 골라서 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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