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가 원양선사들에게 지원해 주는 원양어업경영자금의 이차보전 혜택을 수산 대기업들이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해양수산부 제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최근 3년간 발생한 원양어업 경영자금 대출액 중 70% 이상을 대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이자차액 지원금 역시 상당부분 대기업이 챙겼다. 해양수산부가 원양선사들에게 지원해 주는 원양어업 경영자금과 이에 따른 이차보전 혜택을 수산 대기업들이 싹쓸이 하고 있는 것. 실제 혜택을 누려야 하는 중소 원양선사는 소외된 셈이어서 바다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군 홍성군)이 20일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양어업 경영자금 대출현황’과 ‘원양어업 경영자금의 업체별 이차보전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간(2013~2015) 경영자금 대출액 6119억3000만원 중 72.1%인 4410억9900만원을 대기업이 대출받았다.

자료에 따르면 사조그룹과 동원그룹의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대림·사조조산업·사조씨푸드·사조오양 등 사조그룹 계열사는 경영자금 대출 총액 중 가장 많은 1589억4700만원(25.9%)을 대출받았고, 동원수산과 동원산업이 각각 689억7700만원, 776억원으로 사조그룹의 뒤를 이었다. 이들 회사는 업계 상위 기업으로, 정부 지원을 휩쓸어간 것이다.

사조와 동원의 뒤를 이어 신라교역이 417억1000만원을 대출했고 인성실업은 375억8700만원을 대출 받았다. 415억28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된 한성기업은 최근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으로부터 특혜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측에 따르면 지난 3년 간(2013~2015) 경영자금 대출액 6119억 3000만원 중 72.1%인 4410억 9900만원을 대기업이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와 대림의 비중이 가장 컸다. <자료=홍문표 의원실 제공>
이들 대기업은 지난 3년간 경영자금 대출액 6119억3000만원 중 72.1%인 4410억9900만원을 대출받았다. 나머지 1708억 정도만 40여곳 중소 원양선사가 지원받았다는 얘기다. 3년간 업체당 평균 46억원가량만 겨우 대출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차보전액도 대기업 편중현상이 나타났다. 이차보전액은 시중 은행권의 기준금리(현재 3%)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 초과분을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홍 의원실에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경영자금 대출에 따른 이차보전액은 지난 3년 간 총 125억1218만원로 이 가운데 91억2235만원을 대기업의 이자차액 보전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70%가 넘는 규모다.

해수부 시행지침에 따르면 경영자금 지원은 소유 선박 수나 매출액이 적을수록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말 그대로 중소 원양선사에 혜택 및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원양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실제 혜택은 대기업들이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부 기업은 행정처분을 받고도 경영자금 대출 등에 큰 영향을 받지 것으로 드러났다.

홍 의원에 따르면 인성실업의 경우 최근 3년간 6차례나 원양어업 허가 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375억8700만원의 경영자금 대출을 받았고 7억3937만원의 이차보전도 받았다. 3차례 행정처분을 받은 인터불고 역시 경영자금 대출 147억5000만원, 이차보전 3억3405만원을 따냈다.

홍문표 의원은 “정부 정책에 있어서 대기업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되지만 원양선서에 대한 이차보전은 어려운 중소 원양선사의 활발한 경영지원을 위해 더 필요하다”며 “기존의 이차보전 지원기준은 유지한 채 중소 선사들에 대해서는 실적에 따라 0.1%라도 이차보전 비율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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