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채비에 나선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선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만큼 인수 의지는 강력하다. 관건은 인수 자금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이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성패가 달렸다.

◇ 금호타이어 되찾기 나선 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20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1%다.

채권단은 2010년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으로 지분을 취득했다. 박삼구 회장은 당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겨야 했다. 박삼구 회장은 6년여 만에 다시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유리한 점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본 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보다 같거나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매물을 인수할 수 있다.

관건은 거액의 인수 대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다. 금호타이어 매각 지분의 가치는 최근 시가 기준 7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1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 열기가 과열된다면 가격은 더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액 기준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로 글로벌 생산라인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다. 현재 인수 후보로는 미쉐린, 콘티넨탈 등 선두권 글로벌 타이어업체들과 일부 해외 사모펀드들이 거론되고 있다.

◇ 관건은 1조원대 인수 대금 마련

문제는 박 회장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7228억원에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5000억 원가량의 빚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1조원 안팎의 막대한 자금을 끌어 모으기가 녹록치 않은 이유다.

금호산업 인수 때와 달리 우선매수청구권의 제3자 양도는 불가능하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고,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계열사가 포함된 특수목적법인이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선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확보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금호산업에 이어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박 회장은 주력 회사의 경영권을 모두 되찾게 된다. 과연 박 회장의 그룹 재건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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