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사회가 연 7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공헌사업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연간 8조원대 매출의 공기업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부금 규모가 매출의 1%도 안 된다.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르지만, 한국마사회는 요지부동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1일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사회 매출액은 7조7822억원을 기록했다.

기부금 액수는 156억원으로, 전년(14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2%로 전년과 동일했다. 2011년 0.3%에서 이듬해 0.2%로 줄어든 이후 4년 동안 정체됐다.

이 같은 문제는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한국마사회는 공시를 통해 “사회공헌 기부금의 지속확보 및 집행률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유사한 성격의 공기업과 비교하면 한국마사회의 인색함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각각 0.8%, 2%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는 2011년 이후 매년 매출에서 0.7~0.8% 를 기부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13년까지 매출액의 1%를 기부하다가 재작년부터 2%대로 늘렸다.

사회공헌에 대한 마사회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최근 5년간 마사회 기부금 현황.<박완주 의원실>

마사회의 지정기부금 집행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정기부금은 공익성 등을 고려해 지정한 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마사회 내부 규정에 따르면 모든 기부금은 지정된 단체에만 가능하고, 기부심의위원회가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심의를 거쳐야 집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사회는 지난해 지정기부금 단체가 아닌 곳에 7314만원을 집행했고, 심의를 거치지 않고 집행한 금액도 33억7200만원(78건)에 달했다.

박 의원은 “사행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의 특성상 마사회는 사회공헌을 통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음에도 기부금이 줄어드는 건 큰 문제로, 규모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에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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