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납품업체에 집 공사와 취업청탁 등 ‘갑질’을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됐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세종특별본부 안모 전 부장은 납품업체를 상대로 온갖 갑질을 하다 자체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7월 알고 지내던 조경업체 대표 A씨를 자택으로 불렀다. A씨에게 정원 축대공사를 부탁하면서도 돈은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비용을 모두 부담한 채 22일 동안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세종시 아파트 조경공사 납품업체 대표 B씨에게 금품을 요구했다. B씨 업체의 정원용 탁자와 원목의자, 파라솔 등 가구 170만원어치를 자신의 경기 용인시 전원주택에 보내달라고 했다. ‘을’의 입장이었던 B씨는 마지못해 물건을 보냈다.

안씨의 요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B씨에게 자신의 조카를 취직시켜달라고 했다. 이번에도 B씨는 그의 조카를 조경디자이너로 채용했다.

안씨는 2009년 LH가 경기 판교에 공급한 임대주택 분양권을 모친 명의로 사들였다. 나중에 일반분양이 될 경우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분양가 2억8000만원이던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 의뢰로 시작된 LH 자체 감사에서 안씨의 이 같은 행위가 드러났다. LH는 올해 3월 안씨를 해임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 의원은 “안씨의 사례는 LH 직원이 저지를 수 있는 업무 비리의 종합판”이라며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불법행위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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