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3조 이상을 투자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전범 기업 투자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 기업 투자로 도마에 올랐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에서 ‘투자현황’ 자료를 제출받았다. 분석 결과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으로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주식을 145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국내 사망자를 낸 기업이다.

가습기 살균제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졌다.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처음 만들어서 보급한 SK케미칼에는 2305억원을 투자했다. 또 이마트, GS리케일,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의 형태로 총 3조1142억원을 투자했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심각한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일본 전범기업 투자로 뭇매를 맡은 바 있다. 6월말 기준으로 도요타, 고마쓰 제작소 등 전범기업 72곳에 투자한 금액이 88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40개 기업에서 투자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국민연금은 명분과 실리를 둘 다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사안은 10일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논란에 “전혀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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