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예고된 범행이었다. 오패산터널 입구에서 사제총기로 경찰관을 숨지게 한 성모(46) 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이전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나는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뿐만 아니다. 성씨는 “결과적으로 나는 경찰 총에 사살되거나 생포되더라도 평생 감옥 또는 정신병원에 감금돼 그곳에서 죽게 될 것”이라면서도 “부패친일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경고의 글도 남겼다. 자신을 “상대로 한 현행범 체포 현장에 출동하지 마라”는 것. “괜히 진급 욕심내다 죽는 수가 있다”는 게 성씨의 호언이었다. 본인도 죽음을 각오했다. 그는 경찰에 검거된 직후 “자살하려고 했다. 맞아 죽어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옹이를 끝까지 챙길 수 없는 게 유감”이었다. 성씨는 “형, 큰누나는 동물을 무척 좋아하니 잘 돌봐 주리라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성씨의 글이 얼마나 신빙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사건 당시 방탄복과 헬멧을 착용했다는 점에서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성씨는 과대망상 증세도 엿보인다. 성범죄 전과로 전자발찌를 찬 그는 경찰이 주변에서 잠복하며 자신을 음해하고 살인누명을 씌우려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성범죄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KSORAS(한국성폭력범죄자위험성평가척도) 감정서를 “조작된 것”이라면서 “나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거나 뉘우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검거 당시 나무로 만든 사제총기 16정 갖고 있었다. 특수강간과 명예훼손 등 전과 9범으로 10년 가까이 복역한 뒤 2012년 9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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