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V20 생산라인.< LG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LG전자가 삼성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 공략에 나섰다. 지난 19일 V20의 생산라인 및 품질관리 공정을 전격 공개한 것. 그간 부품 공정 공개는 있었지만,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V20 최종 조립라인, 절반 이상이 ‘테스트’

이날 답사는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에서 진행됐다. LG 디지털 파크의 전신은 1984년 금성사 라디오 공장이다. 현재 LG전자 MCㆍHEㆍVC 사업 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 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핵심 제조복합단지다.

MC사업본부가 자리 잡은 G2동은 4개 층으로 구성됐다. 여기선 스마트폰 개발·생산의 A부터 Z까지 이뤄지고 있다. 1층 SMT라인에선 협력사가 보내온 부품들을 조립해 메인보드를 생산한다. 생산된 메인보드는 성능 테스트를 거친 후 4층에 위치한 최종 조립라인으로 인계된다.

G2동 4층 최종 조립라인에선 제품의 조립부터 검사, 포장까지 생산의 전체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총 23개 조립라인으로, 하루 평균 1개 라인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4000대 가량이다.

특징은 10여가지 과정의 최종 조립라인에서 테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조립된 세트는 마이크·스피커·GPS·NFC 등 기본적인 부품 특성을 검사하는 ‘MITS(Multi-function Integrated Test System)’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자동화 설비로 검사하는 ‘추가 기능검사’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사용자 기능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무선감도 측정, 라벨 부착, 모바일 ID 입력 등의 공정과 불량 여부를 육안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마무리되면 포장라인으로 이동하게 된다.

▲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 G2동에서 V20 연속낙하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LG전자 제공>

◇ 제품인정실, 1000여 항목의 품질테스트

G2동 3층에 위치한 제품인정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 등 신제품의 내구성과 완성도를 시험하는 곳이다.

여기에선 시제품 단계부터 모델별로 수백대 분량이 총 1000여 항목의 품질 테스트를 거친다. 잔충격, 낙하, 비틀림, 압력 등 물리력에 따른 변형시험부터, 환경·안전·기본품질 등의 시험이 이뤄진다. 품질테스트를 거친 제품은 전량 폐기된다.

눈길을 끈 부분은 V20가 들어있는 약 1미터 높이의 투명한 사각 통이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품에 반복적인 충격을 가해 내구성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는 ‘연속 낙하 시험’이다.

바로 옆에선 소비자의 사용조건을 고려한 ‘낙하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성인남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다 떨어뜨리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다양한 각도로 낙하가 반복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부 통과기준은 영업기밀에 해당해 밝힐 수 없다”며 “V20는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 규격인 ‘MIL-STD(MilitaryStandard)-810G’ 수송 낙하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휴대폰의 기대수명을 테스트하는 가속 수명 시험실’도 눈길을 끌었다. 5평 남짓한 이 시험실의 삼면엔 테스트 중인 휴대폰으로 가득차 있다. 특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마트폰의 AP 또는 메모리, 디스플레이의 작동을 한계치까지 돌리는 과정으로, 통상 5000여 시간(6개월 이상) 진행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통과 시 2년 이상의 기대수명을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기대수명을 테스트하는 가속수명실험실.< LG전자 제공>

◇ LG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정 이례적 공개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영업기밀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때껏 공개한 적이 없고, LG전자는 두 차례 스마트폰 관련 공정을 공개했지만, 부품을 제조하는 계열사 공장에 그쳤다.

2012년엔 'G'에 탑재될 '트루 HD IPS' 디스플레이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LG디스플레이 구미 생산 공장’, 2015년엔 G4의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 광주공장’이 공개됐다. 이번 공개가 최초로, 이례적인 일이라는 뜻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품질문제로 퇴출당한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노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는 시각을 보낸다. 당초 LG전자 V20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지만,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 V20 공개 당시엔 LG전자 내부에서도 ‘V20’이 부진의 늪에 빠진 MC사업부를 회생시킬 카드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이후 V20을 선택하는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베일에 싸여있던 스마트폰 공정을 공개하면서 품질 부분을 정조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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