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택(정준 대표)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특허권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팬택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팬택(정준 대표)이 지난 6월 출시한 IM-100 부진 등으로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자 보유 중이던 특허까지 팔았다. 팬택은 '사업추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특허 수익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7일 팬택의 모회사 쏠리드가 공시한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달 20일자로 HEVC코덱 관련 기술 특허 6건을 다른 업체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9억5000만원이다. 현재는 이 건 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업체와의 특허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쏠리드는 설명서를 통해 "팬택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특허 매각을 통해 단기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며 "총 4000여건에 달하는 특허 중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매각, 라이선싱 등 적극적인 수익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특허 수익화 사업 추진을 담당할 자문업체를 선정한 상황"이라며 "초기 수익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팬택의 이 같은 결정은 투자자 확보 실패 및 신제품 판매 부진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쏠리드가 팬택에 지원한 내역은 채무지급보증금액 123억1700만원을 포함, 총 1030억7700만원에 달한다.

쏠리드는 자금 마련을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정준 대표는 자신의 쏠리드 주식 399만주 중 60%에 해당하는 240만주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쏠리드는 "해외 파트너와 전략적 제휴로 자본을 유치하려 했지만, 사업 공백에 대한 우려로 투자 파트너 확보가 어려웠다"며 "인력조정 및 전환사채 투자금 투자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팬택이 지난 6월 말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IM-100의 판매량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팬택은 연말까지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지만, 9월말 기준 13만2011대가 이통사에 납품됐다. 그나마 7월까진 생산량 대부분이 출하됐지만, 8월 잔량 2만8168대를 기록한 이후 9월엔 잔량을 처리하기 위해 생산마저 중단했다.

▲ 팬택 IM-100 월별 생산 및 출하량.<쏠리드 제공>

결국 팬택은 9월말 기준 자산(927억원)보다 부채(1064억원)가 많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쏠리드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어 추가지원은 어려운 상황이다.

팬택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허 수익화 ▲해외 파트너를 통한 투자유치 등을 추진 중이다.

현재 가장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다. 현지 업체와 JV(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고, 투자금 확보 및 JV 사업 운영에 대한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 동유럽 업체들과도 동일한 형태의 사업을 협의 중이다.

쏠리드는 "팬택이 경쟁력 있는 신제품 출시로 기술력을 검증받는 계기가 되면서 과거와 달리 해외파트너와의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전략적 제휴의 성사 여부, 시점에 대해 확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