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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더블루K’, KT와 석연찮은 접촉
최순실의 ‘더블루K’, KT와 석연찮은 접촉
  • 정소현 기자
  • 승인 2016.11.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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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최순실 게이트’ 파문 불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KT가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더블루K’에 동원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KT 측은 “사업제안을 거절했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측 고위 임원이 직접 더블루K 대표에 진행상황을 브리핑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석연찮은 점이 적지 않다.

◇ KT “더블루K에서 먼저 제안, 사업성 맞지 않아 계약 안했다”

10월 31일, JTBC는 최순실 씨가 소유한 회사 ‘더블루K’ 초대대표를 맡았던 조모 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공개했다.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조씨와 최순실 씨가 주고받은 문자·통화기록으로, 180여 건에 달한다. JTBC는 최순실 씨가 조씨를 통해 사업진행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중 더블루K 전 대표인 조씨가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사장 및 고위임원과 접촉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매체는 조씨의 문자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 관계자들이 오히려 과도한 예우를 갖추는 분위기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실제 포스코 한 관계자는 ‘회의에서 언짢게 했다면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조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과정에서 되레 ‘갑’이어야 할 기업들이 몸을 낮추고 눈치를 살핀 것이다.

KT도 진행 중이던 연구 용역 사업과 관련, 조씨와 긴밀히 접촉한 정황이 포착됐다. JTBC에 따르면 2월 26일 조씨가 최순실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오늘 방문한 상무가 연구소장한테 보고하고 연구용역 계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알려 주겠다 한다. 연구계획서 양식이 오면 연구를 진행할 교수와 기관을 정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 KT경제경영연구소장이 더블루K 조모 대표에 보낸 문자메시지(아래). 조씨는 KT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최순실 씨에게 일일이 보고했다. < JTBC 방송화면 캡처>
알려진 바에 따르면 KT 측에 먼저 접촉한 쪽은 더블루K다. 조씨는 앞서 JTBC와의 인터뷰에서 “KT에 부실한 제안서를 보냈음에도 일주일 후 KT 쪽에서 ‘더블루K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또, 해당 매체가 공개한 조씨의 문자메시지에는 연구소장이 “최근 이슈와 관련해 만나뵈었으면 한다” “언제 오찬이 가능하실까요” “선호하시는 음식이 없으시면 일식퓨전으로 하겠다” 등과 같이 조씨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조씨는 3월 11일 KT 경영연구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최순실 씨 소유의 회사에 적극 나섰던 배경엔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정권의 부침이 심한 기업 중 한 곳으로, 이미 민영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입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1억, 7억원의 기금을 출연했다.

◇ 이사회도 없이 기금출연, 차은택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 논란까지…

이에 대해 KT 측은 “3월에 더블루K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며 “KT도 스포츠단이 있는데, 발전방안과 관련해 용역보고서를 만들어보겠다 것이 골자였다. 연구용역같은 업무는 KT 산하 경제연구소가 담당을 하고, 이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소장이 더블루K 대표와 미팅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안서를 검토해보기 위해 (더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해당 업체 대표와 미팅을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검토해보니 KT 사업추진방향과 맞지 않는데다 (제안서가) 굉장히 부실했다고 판단해 용역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T는 “연구소장이 직접 의뢰업체 대표를 만나 조율·미팅하는 경우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며 “다만 해당 사안이 연구소장이 직접 나서야 할 일인지는 확인이 어렵다. (최순실 씨 또는 청와대 윗선 개입 등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 1일 새벽 긴급체포된 뒤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당일 오전 검찰 조사를 계속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뉴시스>
KT가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씨의 회사(아프리카픽쳐스)에 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회사 측으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T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기간 중 총 24건의 방송광고를 했는데, 이 중 10건이 차은택 씨 관련 회사에 배정됐다. 차씨가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플레이그라운드 5건과 아프리카픽쳐스 6건 등이다. 신생회사가 대기업 광고를 이렇게 몰아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KT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차은택 감독이 올해 KT 광고의 절반 이상을 싹쓸이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언론에서 언급한) 해당 기간(2016년 2~9월) 중 24건의 방송광고(지상파∙케이블)를 했으며, 이 가운데 차은택 대표가 있는 아프리카픽쳐스는 6건의 제작에 참여했다. 다만 업계 관행에 따라 KT는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대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최순실 씨 개인사업(‘더블루K’)에 동원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기업이 최순실 씨의 존재나 위력,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인지했다면 논란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