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 2016.11.01.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신임 국무총리로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가 참여정부 인사인데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도 받았던 만큼 야권의 입장도 애매해진 모습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청와대 개각 발표 직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공백 진공상태를 만들고 쪽지를 내려 보내서 총리 인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면서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어제까지 부역당 원내대표가 거국내각 쇼를 벌이다가 안 되니까 오늘 사실은 이런 일 하려고 짜놓은 각본이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이것은 정국수습이 아니라 정국을 더욱 엉망진창 만드는 길이기에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할 때가 왔다”고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아직도 박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뒤로한 채 인사국면으로 호도하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지금까지 책임총리, 거국내각을 거론하다가 야당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전 통보도 없이 일부 개편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이 국면을 인사국면으로 전환시키려고 하는 작태에 대해서 결코 우리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김 교수에 대한 인사검증보다는 박 대통령의 총리 지명 방식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교수가 참여정부 출신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김병준도 좋다. (박 대통령이) 탈당을 하고 영수회담을 해서 (야권과) 합의가 되면 할 수는 있다”면서 “그런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고 절차를 깡그리 무시한 박 대통령의 안일한 생각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당 대변인은 “어떤 야권인사라도 야권과 협의 없이 하는 것이 지금의 비상 국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상한 국면에 적절하지 않은 총리 내정이다”고 밝혔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은 향후 논의를 통해 원내대표 회동을 추진하고 야권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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