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평생 신념으로 살아온 ‘화해와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에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4선 의원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 당시 권력형 비리 의혹인 이른바 ‘옷 로비 사건’ 정국을 수습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현 정국도 정상화시켜줄 것으로 청와대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 비서실장은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며 청와대 부름에 화답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은 청와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한 비서실장이 ‘허수아비’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야권의 전반적인 주장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 4명(허태열·김기춘·이병기·이원종) 중 허태열·이원종 전 비서실장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또 국정원장 출신인 이병기 비서실장은 ‘청와대 왕따설’이라는 풍문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달리 말해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중요하게 인지하지 않는다는 얘기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증빙은 또 있다. 대통령은 공석이 된 비서실장보다 민정·홍보수석의 교체를 먼저 단행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는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을 민정수석에,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을 홍보수석에 각각 내정했다. 이후 이원종 전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한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대통령비서실의 소속 공무원을 감독하는 자리다. 비서실장 임명 후 수석비서관을 임명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인 셈이다.
한 비서실장 내정 후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 비서실장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전격 합류한 분”이라면서 “말 갈아타듯 당을 갈아타신 분이다. 이런 분을 얼굴마담 비서실장으로 내세운 것은 대통합 코스프레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금 대변인은 이어 “국정공백은 긴급불통인사로 수습 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자기 입맛에 맞는 허수아비 비서실장을 기용하는데 국민을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