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그룹이 최순실과 미르·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파문에 역풍을 맞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S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댄 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계열사 7곳을 통해 15억원을 출연한 LS그룹 역시 이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기업은 모두 53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4곳 중 1곳은 회사가 지난해 적자 상태인 데도 자금을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상 전체 기부금 지출 내역을 밝히지 않은 곳도 있었다. 

◇ 계열사 7곳 통해 15억 출연 … 적자 기업도 기부 '왜?'

LS그룹은 계열사 7곳을 통해 15억원의 자금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출연금 규모로 보면 10위 순위다. 이번 기업별 자금 출연 규모가 재계 순위를 따라간 흐름을 보였지만 재계 순위 17위인 LS그룹은 자사보다 순위가 높은 기업보다 더 많은 금액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세부 출연 내역을 보면 계열사인 E1이 가장 많은 금액인 10억원을 냈다. 이어 LS니꼬동제련 (2억3900만원), LS전선(1억), LS엠트론(6200만원), 예스코(5200만원), 가온전선(2600만원), LS산전(2100만원) 순을 보였다.

이 가운데 LS니꼬동제련과 LS엠트론은 작년 대규모 적자를 냈음에도 출연금을 내놨다. LS니꼬동제련은 지난해 8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1238억원으로 전년보다 41.3% 감소한 바 있다. LS엠트론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6억7115만원으로 전년보다 5.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76억6424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은 감사보고서 등에 작년 기부금 내역도 공개하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이같은 계열사 별 자금 출연 규모는 그룹에서 배정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LS그룹 한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 별로 사회공헌비용에 대한 분담비가 있다”며 “이번 경우도 그룹에서 각 계열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감안해 기부 출연금을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LS그룹 "순수한 목적의 기부일 뿐"

LS그룹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통상 사회공헌에 참여할 때 분담하는 형태로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금 출연 배경에 대해선 “말 그대로 순수한 의도였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 씨의 개입 의혹과 강제 모금 행위 등에 대해선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문화 예술 융성을 위한 기부 참여였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답했다.

적자 기업의 기부금 집행 배경과 관련해선 “실적이 일시적으로 안 좋았다고 해서, 사회공헌활동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며 “LS니꼬동제련의 작년 실적 부진은 국제 경기나 원자재가격 동향에 영향을 받았다. 이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기존의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간 것 뿐”이라고 말했다. 감사보고서 등에 기부금 내역이 미기입된 계열사의 경우 “상장사와 비상장자의 공시 기준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혹의 시선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이번 자금 출연을 둘러싸고 기업과 정권 실세와의 석연치 않은 커넥션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L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S전선 등의 계열사가 연이어 ‘담합’ 사건으로 적발되는 사례를 주목하기도 했다. 행정 처분에 대한 ‘방패막이 차원’에서 이같은 자금 출연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LS그룹 관계자는 “최근 적발된 것은 수년전에 이뤄졌던 담합 사건”이라며 “2~3년전부터는 철저하게 시정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고 있다. 전혀 무관한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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