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 이형운 발행인
[시사위크=이형운 발행인] 나라꼴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국정을 장악하고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무너졌다. 대내외적인 외풍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떨어진 셈이다.

미국 대선 결과 우리가 염려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때 한반도 정세와 관련, 미군 주둔 비용 지불과 한미 FTA 재검토 등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 지속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불확실한 세계경제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당장 트럼프 당선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주가가 출렁거렸다. 대외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할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경제의 요동으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겹쳤으니, 우리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박 대통령이 비선에 기댄 국정운영을 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박 대통령의 당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할 판이다. 201212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권이 있었던 모든 국민들이 죄인이다.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투표한 죄, 정치판이 싫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죄다.
 
또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1등 주역인 보수세력도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보수언론도 포함된다. 18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누구도 나의 죄라며 통렬하게 반성하는 사람은 없다. 또 보수언론도 최순실 국정논란을 통렬하게 비판하지만 원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이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 또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제1야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안철수 후보와 후보단일화까지 한 야권단일후보가 문재인 전 대표였다. 선거 결과 박근혜 후보 51.55%, 문재인 후보 48.02%를 기록하면서 박 대통령이 당선됐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당선을 막지 못한 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전방 장수로 박 대통령과 대적했던 문 전 대표는 누구보다 큰 죄를 진 셈이다. 당시 대선 때 선거전략에 실패를 했든, 젊은 층 유권자를 투표소로 불러오는데 실패를 했든, 보수세력이 결집해 투표소로 향했든 모두 문 전 대표의 패착이었다.
 
문 전 대표는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겪으면서 최대 수혜를 본 사람이기도 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지율 1위를 문 전 대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박 대통령 당선의 원죄를 지고 있는 사람이 최순실 게이트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지금쯤 문 전 대표부터 박근혜 정부 탄생을 막지 못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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