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KCON 2016 프랑스' 행사에서 존제이콥스 부스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존제이콥스에서 생산한 화장품(제이프라스)는 지난 2월 청와대 설 선물로 선정돼 납품됐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존제이콥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면세점업계로까지 튀었다. 청와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한 화장품 브랜드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만 입점,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신규 면세점 선정을 한 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터진 논란에 해당 업체들은 적잖이 당혹스러운 눈치다.

◇ 신라·신세계면세점 “중소기업 육성차원, 특혜 없었다”

앞서 JTBC는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가 자주 찾은 서울 강남의 K성형외과가 청와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성형외과 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여러차례 동행한 사실을 비롯해, K성형외과에서 만든 화장품 브랜드 ‘제이프라스(J+PRAS)’가 청와대 설 선물세트로 선정돼 납품되는 등 여러 정황이 석연찮다는 것이다.  

실제 그리 유명하지 않던 화장품 제이프라스는 지난 2월 청와대에 설선물로 납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열린 ‘KCON 2016 프랑스’ 컨벤션에 참여, 제이프라스 부스를 찾아 제품시연을 참관하기도 했다. 제이프라스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유명 면세점에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해당 화장품 브랜드가 일부 면세점에만 입점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주경제>에 따르면 자사 전수조사 결과, 해당 브랜드는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에만 입점, 판매중이다. 제이프라스는 지난 5월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에 이어, 7월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입점했다.

사실 중소기업이 면세점에 입점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에서 입점 배경에 석연찮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롯데면세점 입점하기 위해 그룹 신영자 이사장 측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두 면세점은 최순실 씨 딸인 정유라 씨 특혜지원 의혹으로 8년 만에 압수수색을 받은 삼성가(家)다. 신라면세점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누나인 이부진 사장이, 신세계면세점은 사촌인 정유경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당시 입점에 ‘최순실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터진 논란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해당 면세점들의 ‘브랜드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입점시키고 상품발굴을 위해 노력한 것뿐인데 (이런 논란이 제기돼)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사실 명품은 입점하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지난해 신규면세점으로 선정돼 오픈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한 우리로선 ‘국내 최다 화장품 브랜드 보유’라는 컨셉으로 기획하고 준비했고, 그 차원에서 제이프라스가 입점하게 것이다. 청와대 설 선물로 납품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종의 보증이 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제이프라스 입점은)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발굴 차원”이라며 “면세점의 주고객층인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이 한국 화장품이다. 이에 최근들어 새로운 화장품을 발굴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 해당 브랜드다. ‘청와대 납품’ 이력이 입점에 메리트가 됐을 수는 있지만 제이프라스는 현재 임시매장으로, 운영이 좋지 않으면 정식입점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이프라스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준비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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