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동제약 3세가 15살의 나이에 2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한민국 청춘하세요.” 톱스타 수지가 등장하는 광동제약의 대표 상품 ‘비타500’ 광고문구다. 광동제약은 청춘영상 공모전, 고3 수험생 이벤트 등을 통해 청춘을 응원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이 시대 청춘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도 존재한다.

◇ 7살→15살, 주식가치 10억↑

지난 11일 공시된 광동제약의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 최대주주는 최성원 부회장이다. 그는 6.5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친인척과 임원, 그리고 광동생활건강 및 가산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더하면 17.84%의 지분을 확보 중이다.

주목할 부분은 최성원 부회장의 아들 최모 군이다. 최군은 현재 25만주의 주식을 보유해 0.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친인척 중 최성원 부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박일희 명예부회장 다음으로 많은 주식이다.

광동제약 주가는 14일 8660원에 마감됐다. 즉, 최군의 주식가치는 현재 21억6500만원에 달한다. 재벌 2·3세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고 쉽게 많은 자산 또는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광동제약 최군은 더 큰 씁쓸함을 안긴다. 그가 2002년생, 이제 겨우 15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군이 처음 주식을 손에 쥔 것은 2008년이다. 7살의 나이에 할아버지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무상증여 받았다. 당시 고 최수부 회장은 100만주의 주식 중 절반을 아들 최성원 부회장에게, 나머지 25%씩은 며느리와 손자에게 증여했다.

무상증여가 이뤄진 시점은 2008년 3월 26일. 당시 광동제약 주가는 4790원이었다. 최군이 증여받은 주식만 따지면, 가치는 11억9750만원이다.

즉, 최군은 7살부터 15살까지 8년 동안 주식자산이 11억9750만원에서 21억65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광동제약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해에는 최고 47억75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일반인들, 특히 어려운 취업환경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물론 이러한 모습이 비단 광동제약과 최군 만의 일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14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재벌일가 미성년자 43명이 1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벌그룹과 중견기업을 가리지 않고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박광온 의원 측은 이처럼 미성년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에 대해 “절세 편법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사위크>는 미성년자 오너일가의 20억대 주식 보유에 대한 입장을 광동제약 측에 물었으나 회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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