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이동 트럭 위에 올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순실 정국’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고 있는 박 시장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같은 당 소속 유력한 대선주자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대선 정국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시장은 14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같은 당 추미애 대표가 단독으로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최순실 게이트 몸통이 대통령인데 이 분하고 무슨 협상이냐”라면서 “민주당이 이렇게 갈지자 행보를 하는 것은 문 전 대표의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라고 당과 문 전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박 시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 나와서도 “아무래도 당내 최대 세력인 문 전 대표가 입장을 확실히 정하지 않고 좌고우면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지금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그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제1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최순실 정국’ 수습책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입장을 분명히 해서 제1야당의 입장이 대통령의 즉각 사임이라고 한다면, 국회가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고 청와대가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인의 기본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이러한 헌정위기 또 국정농단 사태에서 정치인이 해야 될 일은 국민의 요구를 확실히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문 전 대표의 입장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박 시장은 현 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조기대선을 겨냥한 박 시장의 손익계산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선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게 되면 당내 ‘문재인 대세론’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시장은 이같은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국민의 뜻이 (박 대통령의) 즉각 사임이고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심각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는데 개인의 어떤 이해관계나 정략적 고려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은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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