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탈당하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거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움직임에 따라 분당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수도, 반대로 동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조친박으로 통하는 김 전 대표는 당내 비주류 최대지분을 가진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참모그룹에서는 김 전 대표가 깃발을 들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00만 촛불집회를 통해 민의가 확인된 만큼, 김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김 전 대표 입장에서는 ‘보수분열’의 부담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결합된 정당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주화 세력의 상징성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김 전 대표는 그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다. 즉 김 전 대표의 탈당은 새누리당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가 빠져나가는 상징성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22일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로 그의 고심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격차해소와 국민통합 경제교실 세미나’에 참석한 김 전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통찰하는 직관력을 가졌다”며 “요즘 시국이 너무 엄중하니 유독 생각이 다시난다”고 말했다.

국립현충원에서 진행된 1주기 추도식에서도 김 전 대표는 신중함을 견지했다. 남경필 지사와 김용태 의원의 탈당에 대해 “우리 당에 있으면서 당을 새롭게 만들 수 없다는 좌절감을 가지고 탈당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탈당 후 신당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당내에서 조금 더 세력을 결집 후 분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고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다. 당내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 뒤, 탈당이나 분당을 모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김 전 대표는 탈당이나 분당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혐의를 확정할 순 없다”면서도 “내용만 보면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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