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가 신임 회장 공모를 마감하고 심사에 돌입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마사회가 현명관 회장의 후임 인선에 돌입했다.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어떤 인물이 ‘알짜’ 마사회장 자리를 꿰차게 될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마사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28일 오후 6시를 기해 신임 회장 공모접수를 마감했다.

출사표를 던진 것은 총 10명이다. 우선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과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그리고 마주 윤영기 씨 등 외부인 3명이 접수했다. 나머지 7명은 현재 마사회 소속이거나 과거 마사회 소속이었던 인물이다. 남병곤 상임이사와 박양태 본부장, 김영만 전 부회장, 강봉구 전 부회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로썬 이양호 전 청장과 조순용 전 정무수석, 김영만 전 부회장, 박양태 본부장 등이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이양호 전 청장은 지난 8월 농촌진흥청에서 퇴임했으며, 지난 10월 농어촌공사 신임 사장 공모에 도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영남대 행정학과 출신이며, 행정고시 26회를 거쳐 농식품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조순용 전 정무수석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생활을 한 뒤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도 했으나, 당선에는 실패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이며, KBS에서 기자와 앵커로 활동한 인물이다.

경북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영만 전 부회장은 국립수산과학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마사회 부회장 겸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마사회장 자리가 잠시 공석이 되면서, 직무대행을 하기도 했다.

박양태 본부장은 지난 7월 인사에서 경마본부장 및 서울지역본부장 자리를 꿰찬 인물이다.

◇ 낙하산이 사라졌다

주목할 점은 마사회장과 뗄 수 없는 단어 ‘낙하산’이다. 마사회는 그간 새로운 회장이 선임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194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34명의 역대 마사회장 모두 외부 출신이었다. 단순한 외부인이 아니라, 마사회와는 전혀 무관한 정치인이나 권력 최측근이 마사회장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후보군에서는 낙하산으로 분류할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현명관 효과’로 분석된다. 현명관 회장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봇물을 이룬 박근혜 정권에서도 단연 ‘대표 낙하산’으로 꼽힌 인물이다. 현명관 회장 취임 이후 마사회는 국회는 물론 정부기관마저 무시하는 행보를 보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초 현명관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10월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여기에 현명관 회장과 마사회도 연루되면서 결국 현명관 회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마사회는 최순실 딸 정유라를 지원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현명관 회장은 최순실과 삼성의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박근혜 정권과 현명관 회장 모두 사면초가 상황에 빠지게 되면서, 현명관 회장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자취를 감췄다. 현명관 회장의 측근인 정대종 상임감사와 이동필 전 농식품부 장관이 그들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마사회장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문제는 향후 인선 절차가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는 다음달 초 면접심사를 거쳐 3명 정도의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이 후보군은 다시 정부 심사를 거쳐 청와대의 최종 선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인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만큼, 마사회장 자리는 한동안 공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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