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사장 사조직 ‘포럼오래’, 김병준 등 현 정부 측근들 대거 포함
‘박근혜-김병준-함승희’ 수상한 연결고리… 의혹 모락모락

▲ 지난 6월14일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이사가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포럼오래’가 말썽이다. 불은 정치권에서 붙었다. 그동안 ‘순수 연구단체’라고 알려진 이 단체에 현 정부 측근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서다. 특히 이 중에는 ‘중립인사’로 불린 김병준 총리지명자도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김병준-함승희’의 수상한 연결고리에 정치권의 매서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순수 싱크탱크라던 포럼오래, 친박 회원 수두룩

‘포럼오래’는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사조직 정도로만 알려졌다. 그간 함 사장 스스로 ‘포럼은 특정 정치 세력과 무관함’을 강조해 왔다. ‘오늘의 문제를 분석해 내일의 대한민국을 준비한다’는 설립 이념 아래,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의 미래를 논하는 모임 일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회원들에게 각종 특혜가 주어진다는 의혹에도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29일 ‘판’이 바뀌었다. 이날 <경향신문>은 “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포럼 오래(오늘과 내일)’의 정책연구원장을 맡아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박 대통령이 여야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중립적 인물로 내세웠던 김 지명자가 사실은 박 대통령 싱크탱크의 운영자였던 셈”이라고 보도했다.

포럼오래는 순수 민간 단체가 아니라는데 무게가 실리게 됐다. 베일에 가려진 회원 300명 가운데 일부 명단이 공개됐는데, ‘친박인물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단 함 사장부터가 그렇다. 일각에서는 그를 일컬어 진박’(진짜 친박)이라고 부를 정도다.

본래 정치권에서 함 사장은 야권 인물로 불렸다. 강원도 양양에 고향을 둔 검사 출신인 그가 정치에 입문한 건 2000년 제16대 총선을 통해서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에 당적을 뒀던 함 사장은 서울 노원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재선에 실패하면서 그의 정치적 변신이 시작됐다. 2007년 통합민주당 탈당한 함 사장은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당시 함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면에서 크게 미흡함이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 반듯한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게 유일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듬해 열린 제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해 쓴 맛을 본 함 사장은 포럼오래를 설립하고 8년째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박 대통령 역시 포럼 설립 후 주요 행사를 빼먹지 않고 참석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함 사장 외에도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해 새누리당 이완영 박덕흠 김석기 의원 등 대표적인 친박 인사들이 포럼오래 회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총리 후보자 개입 의혹대통령 근처도 못 가봐

특히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사실상 친 정부 단체에 가까운 포럼오래에서 중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은 박근혜-김병준-함승희 세 인물의 연결고리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지명자가 총리 후보로 추천된 배후에 함 사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 여권 관계자의 말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 후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친하게 지낸 인사들에게 전화 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안다. 함승희 사장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함 사장은 박 대통령이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고 난 후 지금까지 전화는 물론 대통령 근처에도 못 가봤다며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랜드 관계자 역시 포럼오래는 함승희 사장님 개인이 운영하는 단체라 회사에서는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김병준 총리지명자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사장님이 언론에 해명하신 입장 그대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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