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판도라'의 박정우 감독이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모습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원전을 소재로 한 영화 ‘판도라’가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영화 ‘판도라’ 언론 시사회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 자리에는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김대명, 김주현, 김명민과 박철우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연가시’로 451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 재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끈다.

작품은 원전 사고를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 지를 시뮬레이션으로 보는 듯하다. 비상 재난 상황 속, 정부의 비효율적이고 다소 무책임한 대응방식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판도라’는 4년 전에 제작됐다. 하지만 ‘판도라’ 속 상황과 현 시국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영화 속 대사와 특정 장면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소름 돋는다. 묘한 데자뷰는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배우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김명민 등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의 집합으로 감정 이입은 따놓은 당상이다.

▲ 영화 '판도라' 간담회 자리에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김대명, 김주현, 김명민과 박철우 감독이 참석했다.<뉴시스>

간담회 자리에서 박철우 감독은 영화 흥행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결과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기대는 하고 있다”며 “저희 상대는 다른 영화가 아니라 ‘아줌마 둘’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최순실 사태’와 그 중심에 있는 최순실·박근혜대통령을 지목한 표현이다.

이어 박철우 감독은 “우리는 기껏해야 4년 준비했는데 저쪽은 40년, 이쪽은 150억밖에 안들었는데 저긴 몇 천억이라 하더라. 관중 동원력도 뛰어나다. 도대체 이길 수가 없다”고 의미심장한 언급을 해 현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박철우 감독은 ‘판도라’에 대해 “만약 우리나라에서 (원전)사고가 나면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 것인가 시뮬레이션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었다”며 “이 이야기의 현실성은 9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성을 위해) 실제 존재하는 공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가정해 자료를 취합하고, 실제 공간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명민 역시 자신이 맡은 역할(대통령 역)에 대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졌다.

김명민은 “무능한 대통령을 어떻게 무능하지 않게 대통령으로 연기할까 고민을 했다”라며 “‘죄송합니다’라는 대사를 제일 많이 했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럭셔리하게 촬영했고 재난현장에는 한 번도 가보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차별화된 소재로 2016년 초대형 재난블록버스터의 마침표를 찍을 영화 ‘판도라’는 오는 12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