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3당 대표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일정' 논의에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1일 긴급 회동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일정을 조율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정의당이 주장했던 ‘1일 발의-2일 표결’은 무산됐다.

야3당의 추미애·박지원·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탄핵안 일정 조율을 위한 회동을 긴급 소집했지만 협상은 불발됐다. 추 대표와 심 대표는 ‘2일 탄핵안 표결’을 견지했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탄핵안 표결’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발의를 위해서는 과반인 151명의 의원이 필요하지만, 국민의당의 거절로 발의가 무산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의석수 합은 127석이다.

회동 분위기는 싸늘했다. 야3당 대표들의 얼굴은 어두웠고 농담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전날(30일) 밝은 표정으로 야권 공조를 약속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제안한 것은 탄핵안 보고를 8일 본회의에서 하고 9일에 표결하자고 했다. 그런데 두 당에서는 오늘 해야 된다고 해서 쳇바퀴를 돌았다”며 “국민의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당론으로 맨 먼저 결정했다. 목표는 탄핵안 발의가 아니라 가결”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정의당은 오늘 발의해야 된다고 주장을 했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 입장 변경 없다 말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탄핵안 협의가 불발됐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이 “발의가 목적이 아니라 가결이 목적”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민주당은 더 강력하게 발의가 목적이 아니고 가결이 목적이라고 누차 천명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를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야3당이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비박계가 정치적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미 비박계 입장을 다 수용하겠다는 태도로 비박계를 무슨 수로 설득하겠느냐”면서 “처음부터 국민의당은 비박계의 입장대로 다 비박계의 입장을 수용해서 거기에 모든 판단의 중심을 두고 있는데 비박계를 어떻게 설득을 합니까”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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